배터리를 더 달았는데 왜 임대료를 낮추겠다는 걸까
CATL은 2026년 10월 20일 대형 전기트럭용 새로운 이중 배터리 시스템을 발표했다. QIJI 교환망에서 사용하는 주 배터리에 더해 운전석 뒤편에 77kWh 보조 배터리를 탑재하는 구조다. 주 배터리는 교환·임대하는 자산이고 보조 배터리는 차량에 계속 남는다.
같은 발표에서 QIJI는 일부 기본 요금제 고객의 kWh당 배터리 임대비를 최대 20%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보면 배터리가 하나 더 들어가는데 임대료는 줄어드는 이야기다.
하지만 배터리를 추가한 효과와 요금 산정 방식을 바꾼 효과는 구별해야 한다. 보조 배터리는 기존 주 배터리의 미사용 용량을 줄이려는 장치다. 최대 20% 수치는 별도의 순충전량 기준 과금과 연결된 회사 주장이다. 이를 합쳐 차량 전체 유지비가 20% 낮아진다고 계산해서는 안 된다.
432kWh를 임대해도 실제로 쓰는 것은 70%였다
CATL에 따르면 기존 교환형 전기트럭 운전자는 교환소에 도착하기 전 배터리가 바닥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주 배터리에 상당한 잔량을 남긴다. 예를 들어 방전 깊이가 70%라면 정격용량의 30%는 사용하지 않고 교환하는 셈이다.
CATL은 주 배터리가 거의 소진되는 순간 보조 전원으로 전환해 교환소까지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이로써 주 배터리 방전 깊이를 약 70%에서 95% 초과로 올리고, 교환 시 남은 충전량을 5%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새 표준형 교환 배터리는 260# 432kWh와 300# 513kWh다. 설명용으로 432kWh 하나를 계산하면 70% 사용 시 302.4kWh, 95% 사용 시 410.4kWh로 108kWh 차이가 난다. 같은 정격 배터리의 활용 에너지가 이전 대비 약 35.7% 늘어나는 단순 계산이지만, 실제 주행거리 증가나 배터리 수익률의 관측값은 아니다.
왜 큰 배터리 하나가 아니라 주 배터리와 보조 배터리를 나눴을까
배터리를 하나의 더 큰 팩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CATL은 교환소마다 같은 배터리를 취급할 수 있도록 주 배터리를 표준화하고, 차량별 다른 요구를 별도 보조 전원에서 처리하는 '1+X' 구조를 택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보조 전원은 고에너지밀도, 저온 성능, 고출력 등 운행 조건에 따라 달리 설계할 수 있다. 두 배터리를 독립적으로 개선할 수도 있다. 운송회사는 수요가 줄어드는 기간에 주 배터리 임대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세 이해관계가 겹친다. 트럭 제조사는 서로 다른 차량 성능을 원하고, 교환소는 공통 규격의 자산이 필요하며, 운송회사는 일하지 않는 기간의 임대료를 줄이고 싶다. CATL은 공통으로 운영할 부분과 고객별로 달라야 할 부분의 경계를 조정하고 있다.
순충전량 과금…회생제동으로 회수한 에너지는 누구의 몫인가
더 중요한 변화는 QIJI의 배터리 서비스(BaaS) 요금 방식이다. CATL은 방전한 에너지량이 아니라 '순충전량(Net Energy Charged)'을 기준으로 요금을 매긴다고 밝혔다. 이는 감속이나 내리막길에서 회생제동으로 회수한 에너지를 고객의 경제적 이익에 반영하려는 설계다.
계산을 단순화해 트럭이 주행 중 100kWh를 방전하고 15kWh를 회수했다고 가정하면 순에너지 감소는 85kWh다. 방전량만 보면 100kWh지만 회수분을 반영하면 달라진다. 실제 청구량은 충전효율·계측 지점·계약조건에 영향을 받으므로 이 사례를 CATL 고객의 실제 청구서로 볼 수는 없다.
CATL은 이 방식에 따라 기본 요금제의 kWh당 배터리 임대비가 최대 20%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20%는 정해진 요금제·조건의 단위비용 주장이지 모든 고객의 배터리 임대 총액이나 차량·운송 비용이 20% 줄었다는 실적이 아니다. 보조 배터리의 취득가·무게·충전·유지관리 비용도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배터리 임대료를 낮추면 CATL과 교환소는 무엇을 얻을까
단위당 요금이 낮아지면 같은 사용량에서 받는 대가도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교환망 사업의 경제성은 가격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배터리 자산의 회전율, 교환소 이용률, 충전 전력비, 재고, 감가상각, 유지관리와 차량의 실제 운행 빈도를 함께 따져야 한다.
비용 부담 때문에 전기트럭 전환을 미루던 운송회사가 참여하면 교환망의 잠재적 고객은 커질 수 있다. 반면 이용 차량이 늘면 충전기·배터리 재고 확충을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 따라서 단위당 요금 인하가 CATL이나 운영 파트너의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발표 자료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회사 발표에서 두드러지는 방향은 한 번의 배터리 판매를 넘어 반복적인 에너지 보충·자산관리·차량 운영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구매가치와 사용가치, 고객이 지불하는 단위를 동시에 설계하는 사업에 가까워진다.
교환소 900곳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실제 운송 경로
CATL은 QIJI 배터리 교환소를 2026년 말 900곳, 2027년 2,000곳, 장기적으로 1만 곳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자동 교환 시간은 약 5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숫자들은 구축 완료 실적이나 독립 검증된 모든 이용자의 평균 대기시간이 아니다.
운송회사의 트럭이 물류센터와 항만을 반복적으로 오간다면 전국 교환소의 합계보다 해당 운송 노선에서 접근할 수 있는지, 교환 대기시간이 얼마나 긴지, 필요한 배터리 재고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260#·300#과 기존 75# 표준 배터리가 여러 차종과 교환소에서 호환될수록 자산 관리 복잡성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행사에서 1만3,000대 규모의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인도 차량 1만3,000대 또는 운행 실적이라고 해석하면 안 된다.
자산 보유와 교환소 운영을 나누는 두 파트너 모델
QIJI는 트럭 제조기업뿐 아니라 금융기관, 보험사, 판매 채널, 사후서비스 기업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제시했다. CATL은 배터리 자산 서비스 파트너와 에너지 보충 서비스 파트너라는 두 협력 유형도 소개했다.
배터리를 자산으로 보유하는 사업에는 투자금·감가상각·잔존가치·수명 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실제 교환소 운영에는 입지·전력 연결·충전 스케줄·재고 배치·고객 대기시간과 현장 보수가 중요하다. 두 업무가 반드시 한 사업자 내부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고객의 임대 부담을 낮추는 과정에서 투자 부담이 파트너에게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트럭 고객의 비용 절감과 배터리 자산 보유자·운영사의 투자수익률을 동시에 충족하는지는 실제 사업 데이터로 검증돼야 한다.
성장 지표와 실제 운영 수익성을 구분해야 한다
CATL이 공개한 77kWh 보조 배터리, 방전 깊이 95% 초과, kWh당 임대단가 최대 20% 개선, 교환소 900·2,000곳 계획은 서로 다른 측정 단위다. 이들을 같은 수익성 개선율로 환산할 수는 없다.
앞으로 확인할 것은 신규 트럭의 실제 인도 수량과 교환 빈도, 경로별 교환소 이용률, 주 배터리 잔량 분포, 보조 배터리의 추가 비용, 순충전 과금의 적용 범위, 자산 회전율과 파트너 손익이다. 이 숫자들이 함께 개선될 때 비로소 새로운 사업구조의 경제성을 평가할 수 있다.
BANSEOG VIEW
BANSEOG VIEW | 더 큰 배터리보다 고객이 실제로 활용하는 가치를 높이는 문제
CATL의 이번 발표를 배터리 신제품으로만 읽으면 임대 용량과 실제 사용량 사이의 간극을 놓친다. 보조 전원으로 주 배터리를 더 깊게 사용하도록 하고, 회생제동 회수 에너지가 과금 기준에 반영되도록 하며, 규격화된 교환망과 자산관리 파트너를 연결하는 구조가 동시에 나타난다.
그러나 기술적 사용률 개선과 kWh당 요금 변경은 별개다. 고객의 전체 운송원가가 실제로 떨어지는지 확인하려면 보조 배터리 가격, 무게, 전력비, 교환소 접근성, 임대기간과 대기시간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회사 발표의 최대 개선 수치를 전체 운행비 절감이나 영업이익 증가로 옮겨 적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반석이 보는 질문은 배터리를 얼마나 더 팔 수 있는가보다 '고객이 이미 비용을 지불하지만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자산은 무엇인가', '그 자산의 사용률과 과금 방식은 일치하는가', '생긴 이익을 고객·자산 보유자·운영자가 어떻게 나누는가'이다. 제품 성능을 높이는 일과 고객의 경제적 병목을 제거하는 일은 항상 같은 투자가 아니다.
SOURCES
근거가 된 원자료
- CATL 공식 발표 (2026.10.20) — Dual-Electric Range Extension 및 QIJI 사업·요금 개편
77kWh 보조 전원, 약 70%→95% 초과 DOD, 260#/300# 표준 배터리, 순충전량 기준 BaaS, 기본 요금제 kWh당 최대 20% 절감 주장, 교환소 목표와 1만3천대 관련 계약의 원문.
- Reuters (2026.10.20) — CATL의 대형 전기트럭 배터리 교환 전략
시장 및 인프라 확대 계획에 관한 외부 보도. 배터리 교환과 전체 운행비 절감 가능성을 구분함.
- CnEVPost (2026.10.20) — CATL 2중 배터리 시스템과 QIJI 확장
432/513kWh, 보조 77kWh, 요금 방식, 900/2000 교환소 계획, 계약대수와 인도대수의 구분을 보완 확인.
- CATL (2025) — QIJI 75# 표준 교환 배터리 및 전국 운송망
75# 규격과 제조사별 호환·네트워크 표준화라는 기존 전략적 배경 확인.
- CATL (2026.09.18) — Kuehne+Nagel과 배터리 물류·트럭 전동화 협력
실제 물류사업자와 교환 시범사업·운영 협력 모델을 추진한다는 기존 회사 발표.
2026-10-21 작성. CATL 2026-10-20 공식 발표 기준: 주 배터리 DOD 약 70%→95% 초과는 제조사 설명이며 독립 실운행 관측치가 아님. 260# 432kWh·300# 513kWh 및 고정 탑재 77kWh 보조 배터리는 서로 다른 자산. 최대 20%는 QIJI 기본 요금제의 kWh당 배터리 임대단가에 관한 회사 주장으로, 순충전량 과금과 관련되며 전체 물류비·차량 비용 인하율이 아님. 432kWh의 70%·95% 계산과 회생제동 100/15kWh 사례는 기사 작성자의 설명용 산술. 2026년 말 900곳·2027년 2000곳·장기 1만 곳은 계획; 1만3000대 계약은 인도·운행 실적과 다름. 각 이해관계자 수익배분 구조는 전략적 분석이며 검증된 실적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