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만의 시험이 아니다 — CJ가 ‘전 직무’를 하나의 기준선으로 묶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9월 17일 202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발표했다. 모집 분야는 AI, Data, 소프트웨어, DX, ERP, 정보보안, 인프라 서비스, 클라우드, 네트워크 서비스와 AI 영상 프로덕트 기획 등을 포함한다.

이번 채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코딩테스트를 전면 개편하고 전 직무에 ‘AI 역량진단 테스트’를 새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개발 직무는 AI와 협업해 실제 결과물을 구현하는 바이브코딩 테스트를, 비개발 직무는 업무 상황에서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 보는 AI 활용역량 테스트를 치른다.

회사는 이를 ‘AI Native 인재’ 선발이라고 설명한다. 공개자료가 말하는 것은 모든 직무가 같은 문제를 푼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개발과 비개발을 다른 방식으로 평가하면서도, AI 활용능력 자체는 전 직무에 공통으로 확인하겠다는 구조다.

이번 변화는 ‘AI 시험이 늘었다’보다 ‘공통역량의 목록이 바뀐다’는 쪽이 더 중요하다

채용에서 직무별 전문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개발자는 코드를 이해해야 하고, 보안은 위험을 판단해야 하며, 기획은 고객과 사업 문제를 구조화해야 한다. 서로 다른 직무를 하나의 AI 시험점수로 대체할 수 있다는 근거도 없다.

그런데 회사 전체가 서로 다른 직무의 지원자에게 같은 종류의 능력을 확인하기 시작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이것은 특정 부서의 전문기술 추가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공통 기준선이 바뀌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반석은 이번 구조를 Role-specific Skill → Enterprise-wide Common Capability로 본다. 직무별 세로축의 전문성 위에, 여러 직무가 공유하는 새로운 가로축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AI 직무의 확산과 ‘전 직무 AI 기준’은 같은 현상이 아니다

잡코리아가 9월 16일 공개한 2026년 상반기 채용공고 분석에서는 기업이 AI 전문직무로 등록한 공고가 전년 동기보다 128% 증가했다. 비개발 AI 직무 공고는 325% 늘었고, 전체 AI 전문직무 공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에서 22%로 올라갔다.

AI 콘텐츠 크리에이터, AI 기획, AI 사업전략, AI 교육·컨설팅처럼 AI를 직접 개발하지 않는 역할의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다. 이는 AI와 결합된 새로운 전문직무의 경계가 넓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이번 채용은 한 단계 다른 질문을 던진다. AI라는 이름이 붙은 직무를 얼마나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AI라는 이름이 붙지 않은 직무까지 어떤 공통 사용능력을 요구할 것인가다. ‘AI 직무의 확대’와 ‘전 직무의 기준선 변화’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지원자에게 필요한 것은 AI 직무로 전환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 변화가 이어진다면 모든 사람이 AI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은 지나치다. 오히려 더 현실적인 변화는 자기 직무의 전문성을 유지한 채 그 일을 AI와 함께 수행하는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다.

마케팅 지원자라면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는 힘이 먼저다. 재무 지원자라면 숫자와 통제, 검증이 먼저다. 보안 지원자라면 위험과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AI는 그 전문성을 대신하기보다 그 위에서 조사, 초안, 비교, 분석, 구현 속도를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ChatGPT를 써봤다’보다 더 강한 증거는 자기 직무의 실제 문제를 AI와 함께 해결하고, 결과의 오류를 찾아내고, 왜 최종안을 선택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경험이다. 세로축은 직무전문성이고 가로축은 도구를 통제하며 성과로 연결하는 능력이다.

기업도 공통시험 하나로 끝낼 수 없다 — 같은 AI라도 직무마다 좋은 사용법이 다르다

전 직무 공통역량을 평가한다고 해서 전 직무에 똑같은 시험을 적용하는 것이 좋은 설계라는 뜻은 아니다. 개발에서 중요한 AI 활용과 기획·보안·인프라에서 중요한 AI 활용은 다를 수 있다.

이 점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가 개발직은 바이브코딩, 비개발직은 업무 상황 기반 활용역량으로 나눈 것은 주목할 만하다. 공통으로 보는 능력이 있어도 관찰해야 하는 실제 행동은 직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다음 과제는 ‘AI를 썼는가’를 체크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직무에서 어떤 사용이 실제 성과를 높이고, 어떤 오류를 스스로 잡아내야 하며, 마지막 판단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를 평가기준으로 번역하는 일이다.

BANSEOG VIEW | 직함은 계속 다르다. 하지만 회사가 요구하는 공통 기준선은 바뀔 수 있다

이번 사례를 단순히 ‘AI 채용이 늘었다’고 정리하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친다. 개발자와 비개발자의 일은 계속 다르고 각 직무의 전문지식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서로 다른 직무가 같은 새로운 기본능력을 요구받기 시작하면 채용의 구조가 달라진다.

The jobs stay specialized. The baseline becomes horizontal. 직무는 전문화된 채로 남아 있지만, 그 아래 또는 그 위에 조직 전체가 공유하는 새로운 기준선이 생길 수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 한 곳의 사례가 한국 채용시장 전체의 표준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전 직무를 대상으로 한 명시적인 AI 역량진단은 ‘AI를 누가 개발하느냐’ 다음에 ‘누가 자기 일을 AI와 함께 잘 수행하느냐’가 별도의 채용 질문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선명한 신호다.

Banseog View — The jobs stay specialized. The baseline becomes horizontal.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26 하반기 신입채용에서 개발·비개발을 구분해 시험방식은 달리하면서도 전 직무에 AI 역량진단을 적용했다.

반석은 이를 AI 직무 증가와 구분해 본다. 직무별 전문성이라는 세로축은 유지되지만 여러 직무가 공유해야 할 수평적 공통역량 층이 새로 생길 수 있다는 신호다.

지원자는 AI 전문가가 되는 것보다 자기 직무의 문제를 AI와 함께 해결하고 결과를 검증할 수 있다는 증거가 중요해질 수 있고, 기업은 공통역량을 직무별 실제 행동으로 번역해야 한다.

근거가 된 원자료

CJ올리브네트웍스의 공개자료는 세부 채점표, 문제 내용, 통과 기준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잡코리아 수치는 플랫폼에 등록된 AI 관련·전문직무 공고의 변화이며 전체 한국 채용공고를 대표하는 통계로 확장하지 않습니다. ‘Role-specific Skill → Enterprise-wide Common Capability’와 ‘The jobs stay specialized. The baseline becomes horizontal.’은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한 Banseog의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