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ES 폐지’인데 다음 단계는 정반대였다
일본 신졸채용에서 엔트리시트(ES)를 없애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ES가 사라졌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그 빈자리에 무엇을 넣는지를 보면 기업마다 전혀 다른 답을 내놓고 있다.
CMIC Holdings는 2026년 9월 9일, 2028년 4월 입사 신졸채용에서 기존 엔트리시트 제출을 폐지하고 AI 아바타와 대화하는 ‘トークエントリー選考(Talk Entry Selection)’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자기PR, 학생 시절 힘을 쏟은 경험, 지원동기 등을 글로 제출하는 대신 자신의 말로 이야기하도록 바꾼 것이다.
반면 로토제약은 2027년 4월 입사 신졸채용에서 엔트리시트를 통한 서류선발을 폐지하고, 인사담당자와 15분간 직접 대화하는 ‘Entry Meet’를 첫 단계로 도입했다. 같은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한쪽은 AI와의 대화, 다른 한쪽은 사람과의 직접 대화를 택했다.
CMIC가 바꾼 것은 ‘판단자’보다 지원자 정보를 받는 방식이다
CMIC 발표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문장은 ‘AI 아바타’가 아니다. 회사는 대화 형식으로 전달된 내용을 채용담당자가 직접 확인해 서류선발을 실시하며, AI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구조를 단순화하면 과거에는 지원자가 ES를 작성하고 사람이 읽었다. 2028년 채용에서는 지원자가 AI 아바타와 대화하고, 그 대화 내용을 사람이 읽는다. 현재 공개된 범위에서 판단권이 AI로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2027년 졸업예정자 대상 CMIC 그룹 채용공고에는 WEB 적성검사와 엔트리시트 제출 이후 그룹면접과 개인면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 따라서 이번 변화는 적어도 해당 2028년 신졸채용에서 초기 입력 형식이 ‘작성된 문서’에서 ‘대화 내용’으로 바뀌는 실제 상태 변화다.
로토는 생성AI 시대에 오히려 사람을 가장 앞에 배치했다
로토제약은 2025년 12월 Entry Meet 도입을 발표하면서 생성AI로 작성한 엔트리시트가 늘면서 내용이 균질화되고, 기존 방식만으로 학생 개개인의 본질적인 개성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는 문제의식을 밝혔다.
그 답으로 로토는 AI 면접을 넣지 않았다. 전국 8개 거점에서 인사담당자와 15분 동안 직접 대화하는 방식을 첫 단계로 만들었다. 회사는 AI 면접도 유효한 수단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채용에서는 직접 만나 상호 이해를 시작하는 쪽을 선택했다.
2026년 1~2월 실제 Entry Meet를 실시한 뒤 로토는 후속 보고에서 이 대화 기반 선발을 계속 소개하고 있다. 즉 발표만 존재하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제 2027 신졸채용에서 운영된 방식이다.
둘을 나란히 놓으면 ‘AI 채용’이라는 한 단어가 너무 거칠어진다
CMIC와 로토를 겉으로만 보면 ‘AI를 쓰는 회사’와 ‘사람을 택한 회사’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구조를 보면 공통점도 크다. 두 회사 모두 잘 다듬어진 ES 문장만으로 지원자를 이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해 경험과 생각을 더 많이 받아내려 한다.
차이는 그 대화를 누가 먼저 받아주는가다. 로토는 사람의 시간을 초기 단계부터 투입한다. CMIC는 AI 아바타가 대화 인터페이스를 맡고, 이후 채용담당자가 내용을 확인한다.
따라서 ‘AI 면접 도입’이라는 표현 하나만으로는 지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 AI가 질문을 하는가, 대화를 정리하는가, 점수를 매기는가, 탈락을 결정하는가는 서로 다른 문제다. CMIC가 현재 공개한 것은 그중 ‘대화 인터페이스로 AI를 활용하지만 평가 목적은 아니다’라는 경계까지다.
지원자에게 달라지는 것은 ‘무엇을 잘 써야 하나’에서 ‘무엇을 자기 말로 설명할 수 있나’로 이동한다
CMIC가 기존 ES에서 받아오던 항목은 자기PR, 학생 시절 힘을 쏟은 경험, 지원동기 등이다. 이번 방식에서는 같은 종류의 내용을 자신의 말로 이야기하고, 문장만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경험의 배경과 가치관, 생각의 변화까지 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CMIC 지원자에게 현재 확인 가능한 변화는 ‘ES를 안 써도 된다’보다 더 구체적이다. 완성된 문장을 제출하는 것에서, 자신의 경험을 말로 풀어내는 과정으로 초기 입력 형식이 바뀐다.
다만 AI 아바타가 던질 구체적인 질문, 대화 시간, 평가표의 세부항목, 후속 전형과의 연결 방식 등은 현재 공개자료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이 빈칸을 예상문제나 ‘AI 면접 공략법’으로 채우는 것은 근거가 아니다. 지원자는 회사가 이후 공개하는 해당 회차의 구체 안내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ES가 사라지는 것과 인간의 판단이 사라지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두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신졸채용이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 ES가 흔들린 뒤 기업들이 서로 다른 실험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 회사는 ‘먼저 직접 만나자’고 답했고, 다른 회사는 ‘AI를 대화의 입구로 쓰되 사람이 확인하자’고 답했다. 어느 방식이 더 좋은지는 현재 근거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지원자의 경험, 기업의 규모와 운영비용, 지원자 수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 신졸채용의 변화를 볼 때 ‘AI 면접을 도입했는가’만 추적하기보다 ES가 빠진 자리에 무엇이 들어오는지, 그리고 AI가 정보수집·대화·평가·의사결정 중 어디까지 맡는지를 분리해서 보는 편이 정확하다.
BANSEOG VIEW
Banseog View — 먼저 무너지는 것은 ‘사람의 판단’보다 ES라는 입력 형식일 수 있다
CMIC와 로토제약은 모두 기존 ES 중심의 입구를 바꿨지만 정반대의 인터페이스를 선택했다. 로토는 사람과 15분간 직접 대화하고, CMIC는 AI 아바타와 대화한 내용을 사람이 확인한다.
그래서 이 변화를 ‘AI가 채용담당자를 대체한다’는 이야기로만 읽으면 핵심을 놓친다. 현재 확인되는 변화는 기업이 지원자의 경험과 동기를 받는 형식이 문서에서 대화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AI 면접인가’보다 누가 평가하는지,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지, 세부 평가방식이 실제로 공개됐는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 ES 폐지 이후의 채용은 하나의 정답보다 여러 실험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장에 가깝다.
SOURCES
근거가 된 원자료
- CMIC Group — 『書く』から『話す』へ、新卒採用で対話型選考を開始
2026-09-09 공식 발표. 2028년 4월 입사 신졸채용에서 ES 제출을 폐지하고 AI 아바타와의 Talk Entry Selection을 도입하며, 대화 내용은 채용담당자가 확인하고 AI 평가가 목적이 아니라고 명시.
- マイナビ2027 — シミックグループ 採用データ
2027년 졸업예정자 대상 모집코스에서 WEB 적성검사와 엔트리시트 제출, 그룹면접, 개인면접 흐름을 확인하기 위한 이전 상태 자료. 특정 모집코스의 정보이며 그룹 전체 모든 코스의 영구 규칙으로 일반화하지 않음.
- ロート製薬 — エントリーシートによる書類選考を廃止し、Entry Meet採用を導入
2025-12-15 공식 발표. 2027년 신졸채용에서 ES 서류선발을 폐지하고 전국 8개 거점에서 인사담당자와 15분간 대화하는 Entry Meet를 첫 단계로 도입한 배경과 방식을 확인.
- ロート製薬 — 採用・働き方リアルレポート2026
2026-04-27 공식 후속자료. 2026년 1~2월 전국 8개 거점에서 실제 Entry Meet를 실시했고 2027 신졸채용에서 대화 기반 선발을 운영한 사실을 교차 확인.
Banseog는 CMIC의 Talk Entry를 ‘AI가 지원자를 채점하는 AI 면접’이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회사는 현재 AI 평가가 목적이 아니라고 명시했습니다. 또한 CMIC의 구체적 질문·대화시간·세부평가기준은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추정하지 않습니다. 로토의 Entry Meet도 ES 기반 서류선발을 없앤 것이지 채용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 제출 자체가 모두 사라졌다는 뜻으로 일반화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