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근한 배송기사의 일을 왜 영업사원이 맡게 됐을까
일본 의약품 도매업체 KSK는 긴키 2부 4현에 32개 영업거점과 3개 물류센터를 운영한다. 의료기관과 약국에 정해진 시간에 의약품을 공급해야 하므로 담당 운전자가 갑자기 결근하더라도 납품을 쉽게 미룰 수 없다. 그동안 KSK에서는 배송 담당자가 빠지면 관리자 등이 일정을 다시 짜고 영업사원이 대신 의약품을 배달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이어왔다.
이 문제는 배송부서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영업사원이 다른 직무의 공백을 메우는 동안 거래처 대응이나 본래의 영업활동에 투입할 시간이 줄 수 있다. 영업사원이 배송을 도와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예외상황이 반복될 때 한 부서의 부족이 다른 부서의 업무시간까지 제한하는 구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60%는 배송비용 전체가 아니라 대행 배송 공수다
히타치와 KSK는 2026년 10월 22일 배송 경로 자동 재편성의 개념실증(PoC)을 9월 말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실증에서는 결근한 배송기사의 방문처를 다른 운행 가능한 노선에 자동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영업사원이 맡던 대행 배송 공수를 60% 줄이는 효과를 산출했다. 히타치 공식 발표의 주석은 그 효과가 대상 지점의 배송 담당자 가동상황 등을 토대로 계산됐다고 명시한다.
따라서 KSK 전체 배송인력이나 전국 물류비가 60% 줄었다고 말할 수 없다. 영업사원의 매출이 60% 증가했다는 뜻도 아니고, 이미 32개 지점에 모두 적용됐다는 의미도 아니다. 실증에서 얻은 조건부 업무량 개선과 실제 장기 운영 결과를 구분해야 한다. 수치를 정확히 읽을수록, 이 사례가 노동비 절감 뉴스보다 직무 간 업무 전가를 줄이는 사례임이 드러난다.
왜 최적화할 수 있는데도 평소의 고정노선은 그대로 두는가
이번에 검증한 HDSL의 '포인트 다이내믹' 기능은 평상시에는 배송 담당자가 익숙한 고정노선을 운행하도록 하고, 결근이 감지되면 최적화 엔진을 가동한다. 시스템은 결근 노선의 방문처를 기존에 운행 가능한 다른 노선으로 재배분한다. 매일 모든 배송차량의 경로를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운영을 유지하면서 문제가 생긴 부분만 조정한다.
이는 조직운영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 담당자가 가진 병원·약국의 위치와 납품 관행, 차량 진입 경험은 현장에서 축적한 자산일 수 있다. 수학적으로 더 짧은 경로가 언제나 더 낮은 운영부담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고정노선 유지가 유일한 최적해라고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확인된 설계는 일상적인 숙련을 유지하고 예외시 재배치에 집중한다.
가장 짧은 배송경로와 실제로 납품 가능한 경로는 다르다
의약품 배송에서는 병원·약국별 납품시간, 차량 진입 가능 여부, 상품 물량, 다른 배송노선의 현재 부하와 여유, 이용 가능한 차량과 직원 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가까운 경로라도 이미 만차이거나 지정 납품시간을 지킬 수 없다면 대행 배송처로 사용할 수 없다. 히타치는 이 제약을 통합해 운행할 수 있는 대체노선을 계산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결근 노선의 병원 세 곳이 다른 차량과 가까워 보여도, 그 차량은 기존의 시간약속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경로 거리뿐 아니라 납품시간 준수, 초과근무, 재분배 뒤의 부담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모든 결근이나 차량 부족을 자동으로 해결한다는 발표는 아니며, 실제 가용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면 알고리즘만으로 문제가 없어지지 않는다.
실증은 2026년에 나왔지만 데이터 정비는 2025년에 시작됐다
히타치와 KSK는 이미 2025년 9월 의료용 의약품 배송의 DX 공동사업을 발표했다. 당시 오사카 지점에서 히타치의 'Hitachi Digital Solution for Logistics(HDSL)'를 물류관리 시스템 'HITLUSTER'와 연계해 출하 전 검품, 납품 수령, 작업실적을 디지털로 관리하는 시험운영을 계획했다. 데이터가 흩어져 있으면 관리자 개인의 경험과 수작업으로 운행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남기 쉽다.
2026년의 재편성 실증은 이런 실적정보와 고정노선·인력 여유 정보를 활용해 예외상황을 재배치하는 단계다. 반석은 이를 '기록을 디지털로 남김 → 운영조건을 공유함 → 상황에 따라 재배분함'이라는 순서로 본다. 기록의 양이 많다고 자동으로 효율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납품시간·수령 여부·차량 이용 가능성을 알 수 없다면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새 경로를 계산하기 어려워진다.
NFC 수령 확인은 최단거리와 별개의 '완료 증거' 문제다
두 회사는 NFC 카드를 활용한 전자 수령 기능도 함께 제시했다. 배송 담당자가 고객사 NFC 카드를 스마트폰으로 읽으면 사전 등록된 거래처 정보와 대조하고 수령시간과 증적을 데이터로 남기는 방식이다. 이는 종이 전표의 수령·회수·보관·대조 업무를 줄이기 위해 추진된다.
의약품은 약국이나 병원 앞에 도착했다는 사실만으로 배송이 완료되지 않는다. 지정된 고객이 정확히 수령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경로를 재편성하는 기능과 수령을 검증하는 기능은 서로 다른 문제이면서도 이어진다. 다만 NFC가 이미 전 지점에 정착했고 오배송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주장할 자료는 없다.
영업시간이 돌아와도 영업실적이 자동으로 좋아지지는 않는다
영업사원이 배송을 대신할 필요가 줄면 고객상담과 영업활동에 투입할 시간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대행 배송 공수 60% 감소와 영업매출 60% 증가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회복한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고 실제 거래처 서비스와 영업성과가 달라졌는지 별도로 측정해야 한다.
또 다른 검증 질문은 다른 운전자들의 부담이다. 영업 부서의 배송시간을 줄이더라도 남은 배송기사의 초과근무가 늘거나 납품지연이 생기면 비용이 부서 사이를 이동한 것일 수 있다. 기업은 영업사원 대행 공수 외에도 전체 배송 공수, 정시 납품, 다른 노선의 과부하, 예외건 처리율, 고객 대응시간을 함께 봐야 한다. 공개된 PoC가 이 모든 지표의 개선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11월 순차 도입이 다음 시험대다…32개 지점 성과가 아니다
히타치와 KSK는 2026년 11월부터 각 지점에 재편성 기능과 NFC 전자 수령을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KSK의 전체 영업거점이 32개라는 것은 회사의 사업규모를 보여주지만 그 모두에서 이번 실증이 진행됐거나 60% 효과가 재현됐다는 뜻이 아니다. 지점마다 배송처 밀도, 가동 차량, 인력구조와 납품제약도 다를 수 있다.
히타치는 장기적으로 HMAX Industry와 물류 데이터를 다른 설비·현장업무, 미래 피지컬 AI로 연결하려는 방향도 제시한다. 그러나 이번 실증은 로봇이 약을 배달하는 사업이 아니다. 현재 확인된 것은 운행조건에 따른 경로 재배치와 전자 수령의 검증이다. 향후 가치는 여러 지점에서 납품품질과 조직 전체의 공수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개선되는지에 달려 있다.
BANSEOG VIEW
BANSEOG VIEW | 부족한 인력이 아니라 다른 부서로 흘러간 업무가 문제일 수 있다
이 사례의 출발점은 배송직 결근이 영업직의 업무를 잠식했다는 사실이다. 신규 채용이 반드시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충원하기 전에 이미 있는 인력과 업무가 어떤 조건에서 다시 배치되는지 살펴볼 이유가 있다.
평상시 고정노선은 유지하고 결근이라는 예외가 발생할 때만 재편성하는 접근은 '모든 업무를 전면 최적화한다'는 목표와 다르다. 2025년 검품·수령 데이터 통합을 출발점으로 2026년 예외 대응을 실증했다는 실행 순서도 중요하다.
60%는 대상 지점 조건을 기준으로 산출한 영업직 대행 배송 공수 감소 효과다. 향후 지점별 실제 성과와 전체 운영비를 검증해야 한다. 다른 산업에도 던질 질문은 같다. 누군가 결근할 때 어느 부서의 직원이 본래 업무를 멈추고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가?
SOURCES
근거가 된 원자료
- 히타치·KSK 공동 발표 — 의약품 배송 재편성 PoC, 2026.10.22
60%의 산출 범위, 고정노선·포인트 다이내믹, 납품 제약, NFC 및 11월 순차 적용.
- KSK 공식 발표 — 배송경로 자동 재편성과 전자 수령, 2026.10.22
물류현장 실증 범위, 지역 거점 수, 영업사원 대행 배송과 사업 목적.
- 히타치·KSK 2025년 9월 물류 DX 협업 발표
HDSL·HITLUSTER 연계, 검품·수령의 디지털화, 오사카 지점 시험운영.
- IT Leaders — 배송 담당자 결근 시 영업사원 대행 공수 감소
2026년 실증 성과 및 배송공백 대응 기능의 제3자 확인.
- MONOist — 히타치·KSK 의약품 배송 DX 분석
Point Dynamic·NFC·HMAX와 미래 피지컬 AI 비전의 구분.
- 마이너비 TECH+ — 의약품 배송노선 재편성 실증
대상 지점의 실증 조건을 통한 감소 효과 산출 및 전국 확산 일정.
2026-10-24 작성. 히타치·KSK 2026-10-22 공식 발표의 대상 지점 배송인력 가동정보에 근거해 계산된 영업사원 대행 배송 공수 60% 감소 수치를 전체 물류인건비·배송인력 감축률·전 지점 실운영 효과로 확대하지 않음. PoC는 2026-09 말 완료, 정식 적용은 2026-11 각 지점 순차 예정. HDSL Point Dynamic 정상시 고정노선과 결근 예외시 동적 재편, NFC는 수령인 확인 및 전표 데이터화. 2025-09-10 협업은 HITLUSTER 연계 및 오사카 지점 시험운영. KSK 32개 영업거점과 3개 물류센터는 전체 사업범위이지 60% 검증 모집단 아님. AI 로봇 배송, 영업실적 증가, 전체 비용절감 실현 등을 주장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