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캐릭터를 움직이던 기술이 현실의 로봇으로 내려오고 있다

NC의 AI 연구는 공장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2011년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업계 최초의 AI 전담조직을 만들었고, 2016년 블레이드&소울 ‘무한의 탑’에는 강화학습 기반 비무 AI가 적용됐다. 게임 캐릭터가 전투상황을 경험하고 상대 움직임에 맞춰 다음 행동을 선택하도록 만든 기술이었다.

2025년 2월 이 연구조직은 독립법인 NC AI로 분사했다. 그리고 2026년 회사가 공개하는 핵심 무대는 게임 안에만 있지 않다. 디지털트윈, 월드모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해 제조·조선·국방·휴머노이드 같은 현실 산업으로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9월 17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PA가 추진하는 전북·경남 Physical AI 연구개발 사업의 양쪽 과제에 참여한다는 소식도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전체 사업규모는 2026~2030년 1조4,131억원이며, 이 금액은 NC AI 단독 수주액이 아니라 두 지역 Physical AI 프로그램 전체 규모다.

산업 이름을 지우면 게임과 Physical AI 사이에 겹치는 문제가 보인다

게임 AI는 가상공간의 상태를 이해하고, 상대 행동을 보고, 다음 상황을 예상하고, 적절한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3D 공간을 만들고 사람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하며, 가상환경에서 판단과 행동을 반복해 검증하기도 한다.

Physical AI도 다른 제약 아래에서 비슷한 문제구조를 가진다. 카메라와 센서로 현장을 이해하고, 설비와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다음 상태를 예측하며, 로봇의 행동을 결정한다. 실제 현장에 투입하기 전 디지털트윈이나 시뮬레이션에서 학습·검증하기도 한다.

게임 기술과 제조 기술이 동일하다는 뜻은 아니다. 현실에는 안전, 센서오차, 물리적 제약, 품질, 생산성, 실패비용이 추가된다. 중요한 것은 산업 이름이 달라져도 일부 문제해결 capability가 그대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오션·포스코DX·현대로템·LG전자에서 capability의 다음 목적지가 보인다

NC AI는 한화오션과 조선현장의 자율 용접을 위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아크광과 분진이 강한 환경에서 비전언어모델이 용접 대상 상태를 읽고 로봇의 정밀한 움직임으로 연결하는 문제다.

포스코DX와는 휴머노이드가 공장현장을 이해하고 태스크에 맞게 행동하도록 하는 범용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현대로템과는 미래 전장에서 다종·다중 무인 로봇을 통합 운용하기 위한 디지털트윈 기반 시뮬레이터와 월드모델을 다룬다.

LG전자와 참여하는 휴머노이드 국책과제에서는 사람의 동작을 로봇에 이식하는 Human-to-Robot Retargeting 파이프라인과 초기 학습데이터 구축을 맡는다. 회사는 이 과제에서 오랫동안 축적한 모션 제어와 데이터 구축 역량을 실제 휴머노이드 행동으로 연결한다고 설명한다.

반석은 이것을 Capability Migration으로 본다

기업을 산업분류로 보면 NC는 게임에서 출발했고, 한화오션은 조선, 포스코DX는 산업 IT·자동화, 현대로템은 철도·방산에 가깝다. 회사 이름만 보면 인재시장도 서로 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capability로 보면 3D Environment는 Digital Twin과, Character Motion은 Human-to-Robot Retargeting과, Reinforcement Learning은 Robot Action Learning과, Simulation은 Sim-to-Real Training과 연결될 수 있다. Vision·Language·World Modeling도 공장상황 이해와 물리상태 예측에서 다시 쓰인다.

이런 이동을 반석은 Capability Migration이라고 부른다. 과거에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어떤 문제를 반복적으로 해결해왔는가가 다음 산업에서 다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Physical AI의 Talent Pool은 로봇회사 안에만 있지 않을 수 있다

Physical AI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것이 3D, Simulation, Motion, Vision, Reinforcement Learning, Multimodal, World Model, Controls, Manufacturing Integration이라면 그중 일부는 로봇산업 밖에서 오랫동안 축적돼 왔을 수 있다.

게임, VFX, 자율주행, 산업 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 컴퓨터그래픽스, 국방 시뮬레이션 같은 시장이다. 따라서 ‘로봇회사 5년 경력’만으로 검색하면 놓치는 인재가 생길 수 있다.

물론 게임개발자가 곧바로 로봇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Robot Safety, Controls, Mechanical Constraints, Factory Operations, Process Engineering, Sensor Integration처럼 새 산업에서 반드시 채워야 할 거리가 있다. 핵심은 경계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이전되고 무엇이 새로 필요한지 분리하는 것이다.

BANSEOG VIEW | 기술의 출신 산업과 목적 산업은 같을 필요가 없다

2011년 게임 안에서 시작한 NC의 AI 연구는 2026년 조선 용접, 제조 휴머노이드, 국방 시뮬레이션, 휴머노이드 모션, 제조·반도체 Physical AI 과제로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은 ‘게임회사가 로봇사업도 한다’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한 산업에서 축적된 capability가 다른 산업의 병목과 만날 때, 기존 기술의 가치와 인재의 경쟁시장이 함께 다시 정의될 수 있다.

앞으로 기업과 개인이 함께 물어야 할 질문은 ‘어느 산업 출신인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반복해서 풀어온 문제는 어디에서 다시 비싸질 것인가’까지 가야 한다. 산업은 바뀌어도 좋은 capability는 예상하지 못했던 다음 시장에서 다시 가격이 붙을 수 있다.

Physical AI에서는 Role보다 capability의 이동경로를 함께 봐야 한다

반석 Physical AI는 회사 목록만 모으지 않는다. 실제 채용공고와 기술변화를 통해 어떤 Role이 늘고, 어떤 Skill이 새로 붙고, 다른 산업의 어떤 경험이 연결되는지를 추적한다.

Apptronik에서 MES·Kubernetes가 휴머노이드 채용에 들어오고, 삼성SDS에서 로봇 자체보다 여러 로봇과 시스템을 연결하는 Orchestration 역량이 중요해지는 장면을 본 이유도 같다. Physical AI의 인재시장은 로봇공학 한 분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Career Radar 역시 현재 직함만 보는 대신, 이미 가진 capability가 새로운 시장의 어떤 역할과 가까운지를 찾는 데 초점을 둔다. Capability Migration이 커질수록 ‘지금 무슨 직함인가’보다 ‘다음 어디에서 다시 쓰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Banseog View — Capability Migration

NC의 AI 연구는 2011년 게임업계 전담조직에서 시작해 강화학습·3D·모션·시뮬레이션·비전 역량을 축적했고, 2026년에는 조선·제조·국방·휴머노이드·반도체 Physical AI로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산업이 바뀐다고 모든 기술이 그대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해결 구조가 겹치는 capability는 새로운 산업에서 다시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Physical AI 인재검색은 ‘로봇회사 출신인가’만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반복해서 해결했고, 그 capability가 새 산업의 병목과 어디서 겹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근거가 된 원자료

1조4,131억원은 NC AI의 단독 수주액이 아니라 전북·경남에서 2026~2030년 추진되는 Physical AI R&D 프로그램 전체 규모입니다. 한화오션·포스코DX·현대로템·LG전자 협력은 각각 별도의 공개 협력·과제 사례이며 모두 9월 17일 전북·경남 사업의 세부과제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게임 기술과 제조·로봇 기술이 동일하다는 뜻도 아니며, Capability Migration은 공개 기술계보를 바탕으로 한 Banseog의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