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계약했다는 사실보다, 무엇을 계약했는지가 중요하다

2026년 10월 19일 중국 한소제약(Hansoh Pharma)은 스위스 로슈(Roche)와 새로운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략적 협력·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했다. 선급금은 4억 달러, 계약 1주년 지급금은 1억 1,000만 달러다. 연구개발과 허가, 판매 성과에 따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은 150억 달러를 넘고, 제품 매출이 발생하면 별도의 단계별 로열티도 가능하다.

숫자만 보면 대규모 기술수출 뉴스다. 하지만 같은 두 회사는 약 1년 전에도 ADC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에는 이미 임상 1상에 진입한 CDH17 표적 후보물질 HS-20110 하나의 중화권 이외 지역 독점 권리를 거래했다. 2026년에는 한소가 보유한 전임상 프로그램 두 개와 앞으로 로슈가 제안하는 표적에 대응해 새롭게 설계할 복수의 프로그램까지 협력 대상에 들어왔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계약금이 얼마로 커졌느냐가 아니다. 특정 후보물질 한 개의 권리를 구매하는 관계가 어떻게 새로운 후보물질들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내고 초기 임상까지 연결하는 관계로 확장됐는지다. 다만 이를 한소의 ADC 기술 플랫폼 자체가 매각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2025년에는 HS-20110 하나를 도입했다

한소제약은 2025년 10월 17일 로슈에 HS-20110의 중국 본토·홍콩·마카오·대만 이외 전 세계 개발·제조·상업화 독점권을 부여했다고 발표했다. HS-20110은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CDH17을 겨냥하는 ADC로, 독성 약물인 토포이소머라아제 억제제 계열 페이로드를 항체에 연결한 임상 개발 후보물질이다. 당시 중국과 미국에서 대장암 등 고형암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1상이 진행 중이었다.

홍콩거래소에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당시 계약의 선급금은 8,000만 달러, 개발·규제승인·상업화 성과에 따른 마일스톤은 최대 14억 5,000만 달러였다. 둘을 합한 잠재적 계약대가는 최대 15억 3,000만 달러이며 미래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이는 확정 매출 15억 3,000만 달러라는 뜻이 아니라 계약상 도달 가능한 지급 구조다.

그때의 거래 대상은 명확했다. 한소가 이미 개발해 임상시험에 진입시킨 특정 후보물질 하나였다. 로슈가 구매한 것은 해당 지역에서 이 제품의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할 권리이지, 한소의 모든 항체·링커·페이로드 설계 기술이나 앞으로 개발할 ADC 전체의 소유권이 아니었다.

2026년에는 로슈가 표적을 제안하고 한소가 플랫폼으로 개발한다

2026년 공식 발표에는 협력 대상이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한소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전임상 ADC 프로그램 두 개다. 둘째는 로슈가 제안한 표적을 바탕으로 한소의 독자적인 ADC 기술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하는 복수의 프로그램이다. 구체적인 전체 프로그램 수와 표적, 암종 및 각 개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차이는 사업의 출발점에서 발생한다. 2025년에는 어느 표적을 겨냥하는 어떤 후보물질인지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지역별 개발권을 넘겼다. 2026년 협력에서는 로슈가 제안하는 새로운 표적과 한소가 가진 개발 기술을 연결하는 과정까지 계약에 포함된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군에 반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틀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표현은 로슈가 플랫폼 자체를 인수하거나 한소의 모든 ADC 개발 역량을 독점한다는 뜻이 아니다. 공개된 협약은 특정 프로그램들의 협력과 개발권 배분에 관한 것이다. 설계 주도권, 세부 지식재산권 귀속, 프로그램별 금액과 최종 후보 선정 권한은 계약서 전문이 공개되지 않아 판단할 수 없다.

4억 달러와 150억 달러는 같은 종류의 돈이 아니다

2026년 계약에서 공개된 지급항목은 선급금 4억 달러, 계약 1주년 지급금 1억 1,000만 달러, 추가 마일스톤 150억 달러 초과, 향후 제품 매출에 따른 로열티다. 선급금은 초기 계약대가이고 1주년 지급금은 앞으로 도래할 계약상 일정에 따른 금액이다. 150억 달러가 넘는 마일스톤은 모든 프로그램의 개발·허가·상업화 성과에 연동된 조건부 잠재 지급액이다.

따라서 '로슈가 한소에 150억 달러를 지급했다'는 표현은 사실이 아니다. 각 프로그램은 임상에서 중단될 수 있고, 허가에 실패하거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관련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복수 프로그램의 잠재 금액을 하나의 항암제 가치로 환산할 수도 없다. 공개자료에는 개별 프로그램별 지급액이나 성공 확률이 없다.

이 구조의 전략적 의미는 위험과 보상이 시간에 걸쳐 배분된다는 데 있다. 한소는 초기 대가를 확보하면서 후속 성과에 따른 이익에 참여할 수 있고, 로슈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모든 미래 가치를 첫날 지급하지 않는다. 반대로 한소는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장기 개발과제를 수행해야 하며, 로슈도 실제 유용한 후보물질이 만들어지는지 검증해야 한다.

글로벌 임상 1a상까지 한소, 이후 해외 개발은 로슈

양사는 개발 책임도 단계별로 나눴다. 한소는 각각의 프로그램을 글로벌 임상 1a상 완료 시점까지 초기 개발하고, 로슈는 그 이후 중국 본토·홍콩·마카오·대만 이외 시장에서 후속 개발을 맡는다. 한소는 해당 중화권 지역의 개발·등록·상업화 권리를 유지한다. 같은 신약 후보라도 개발 단계와 사업 지역에 따라 책임의 주체가 달라지는 계약이다.

임상 1a상은 일반적으로 첫 사람 투여 단계의 안전성과 용량, 약물동태 등 초기 정보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1a상이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임상적 효능이나 제품 허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한소의 초기 개발과 로슈의 후속 개발 사이에서 임상자료, 분석법, 제조·품질 관련 지식, 규제문서가 일관되게 이전되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다.

다만 실제 기술이전 절차와 조직운영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공개 정보는 없다. 초기 임상 이후 서로 다른 회사가 책임을 나누는 계약에서 일반적으로 필요한 실행 조건을 분석한 것이다. 신약 도입 계약의 가치는 화합물을 발견하는 능력뿐 아니라 다른 기업이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수준으로 연구 결과와 제조·품질 자료를 축적하는 능력에도 달려 있다.

중국 권리를 남기고 미국 시장의 추가 수익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소는 2026년 협력에서 중국 본토·홍콩·마카오·대만의 개발, 허가와 상업화 권리를 유지한다. 로슈가 맡는 해외 사업과 지역적으로 구분되는 구조다. 세계적인 제약사와 지역별 권리를 나눈다고 해서 특정 기업이 모든 글로벌 사업 권리를 양도한 것은 아니다.

이번 계약에는 한 가지 선택권도 들어 있다. 한소가 최대 두 개 프로그램을 선택해 중화권 이외 지역의 개발에 기여할 수 있고, 그렇게 참여하면 해당 프로그램의 미국 상업화 성과에서 추가적인 경제적 이익을 받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두 프로그램의 선택과 옵션 행사가 이미 완료됐다고 발표된 것은 아니며, 추가 수익의 구체적인 산정 방식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사업상 선택권을 어떻게 남기는지가 계약의 장기 가치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소는 지역별 핵심 권리를 유지하면서 초기 개발을 수행하고,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해외 개발 단계에 더 깊이 참여할 여지를 갖는다. 그 권리가 실제로 얼마나 가치 있는지는 임상 성공과 옵션 행사, 미국 시장의 상업화 여부에 달려 있다.

GSK와의 과거 거래까지 보면 한소는 처음 등장한 플랫폼 기업이 아니다

한소제약은 2023년에도 영국 GSK와 ADC 협력을 진행했다. 10월에는 B7-H4 표적의 HS-20089, 12월에는 B7-H3 표적의 HS-20093에 대해 중화권 이외 지역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했다. 2023년 연차보고서에는 두 후보의 선급금이 각각 8,500만 달러와 1억 8,500만 달러라고 기재돼 있다. 2025년과 2026년의 로슈 계약을 한소의 첫 글로벌 ADC 기술거래로 소개하면 잘못이다.

여러 라이선스 계약을 수행한 이력이 한소가 미래의 모든 후보를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보증은 아니다. 그러나 글로벌 제약사에 서로 다른 후보물질을 제공하며 연구개발과 계약 이행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로슈가 2025년 단일 후보물질 계약 이후 약 1년 만에 더 넓은 협력을 발표했다는 사실 또한 확인된다.

여기서 원인을 단정하면 안 된다. 로슈가 이전 협력의 성과에 만족해서 새 계약을 맺었다는 내부 평가 결과나, 한소의 플랫폼 성공률이 경쟁사보다 높다는 검증은 공개되지 않았다. 반석이 주목하는 것은 반복 거래의 존재 자체와 계약 범위의 확장이다. 다음 검증 대상은 실제 후보물질 수, 개발 단계별 진전, 취소된 프로그램과 수익 실현이다.

BANSEOG VIEW | 후보물질을 사는 계약에서 후보물질을 만드는 회로로

이번 변화는 세 층으로 읽을 수 있다. 첫째, 2025년에는 임상 중인 HS-20110 단일 후보의 해외 권리를 거래했다. 둘째, 2026년에는 전임상 두 프로그램과 로슈 제안 표적을 기반으로 새롭게 설계할 복수 프로그램까지 계약대상에 포함됐다. 셋째, 한소가 임상 1a상까지 개발하고 로슈가 이후 해외 개발을 담당하는 단계별 책임 분담이 명시됐다.

이런 협력에서 중요한 역량은 ADC 분자를 만들어내는 연구자 한 종류에 그치지 않는다. 개발 포트폴리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판단, 항체·링커·페이로드 설계, 초기 임상, CMC(화학·제조·품질관리), 규제자료, 라이선스 계약 및 사업개발을 서로 연결해야 한다. 이는 양사가 해당 직무를 새로 채용한다는 발표가 아니라, 공개된 계약을 실제로 수행하려면 어떤 기능이 조정돼야 하는지에 대한 기업전략적 분석이다.

물론 150억 달러가 넘는 잠재 마일스톤은 신약이 성공해야 현실화된다. 표적과 프로그램 총수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플랫폼 자체의 매각이나 전체 기술 독점을 주장할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로슈가 단일 제품의 권리에서 여러 후보를 만들어내는 협력으로 계약 범위를 넓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장기적인 기업가치는 지금 소유한 신약 하나뿐 아니라 다음 신약을 설계하고 검증해 후속 개발로 넘길 수 있는 반복 가능한 능력에도 존재한다.

BANSEOG VIEW | 한 제품의 권리에서 반복적인 신약개발 능력으로

2025년 로슈가 도입한 것은 HS-20110 단일 후보물질의 중화권 이외 개발권이다. 2026년에는 기보유 전임상 ADC 두 개와 로슈가 새 표적을 제안하는 복수의 개발 프로그램까지 계약에 포함됐다. 플랫폼 자체의 매각은 아니다.

선급금 4억 달러, 계약 1주년 지급금 1억 1,000만 달러와 150억 달러 초과의 조건부 마일스톤은 경제적 확실성이 다르다. 개발·허가·판매 실현 없이는 잠재 수익을 확정 성과로 볼 수 없다.

진짜 장기 경쟁력은 항체·링커·페이로드의 발견에서 임상 1a상·품질자료·글로벌 개발 책임 이전까지 이어지는 반복 가능한 조직능력에 있다. 사업개발과 개발·CMC·규제 인력의 연결이 중요하다는 것은 계약구조에서 도출한 분석이다.

근거가 된 원자료

2026-10-20 작성. 한소 공식 2026-10-19: Roche와 2번째 ADC 협력. 한소의 전임상 2개 및 로슈 제안 표적의 복수 ADC 프로그램, 선급금 US$400m, 계약 1주년 US$110m, 조건부 잠재 마일스톤 >US$15bn, 미래 단계별 로열티. 한소는 글로벌 Phase Ia 완료까지 초기 개발, 이후 Roche는 중국 본토·홍콩·마카오·대만 제외한 글로벌 개발, 한소는 중화권 권리 유지. 한소는 최대 2개 프로그램을 중화권 밖의 개발에 기여하는 옵션과 미국 상업화 관련 추가 수익 자격 가능성을 보유. 옵션 행사 확정 아님. 2025-10-17 한소 공식 및 HKEX 공시: HS-20110 CDH17-ADC 글로벌 임상1상, 중국 외 독점권, 선급금 $80m, 마일스톤 최대 $1.45bn, 합산 잠재 $1.53bn+royalties. 2023 GSK HS-20089와 HS-20093 각각 별도 ADC 라이선스. 기술 플랫폼 전체 양도 아님, 신규 암표적·총 프로그램 수·후보·임상 성과·프로그램별 지급액 미공개. ADC의 표적 선택과 독성·임상 가치는 시험을 통해 확인 필요. 계약 금액은 판매 수익이나 실현 현금과 구분. 연구·개발조직 설계는 Banseog 분석이며 Roche/Hansoh 실제 채용 계획 주장 아님. 제3자 사진·저작물 재사용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