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항암제를 더 큰 공장에서 만들면, 같은 약일까

10월 7일 일본 요코하마 BIO JAPAN 2026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뉴모달리티그룹의 최연정 프로가 전산유체역학(CFD)을 활용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공정 최적화 연구를 발표했다. 회사는 상업생산 규모로 확장하더라도 ADC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작은 반응기에서 잘 만들어진 의약품의 제조 조건을 큰 반응기에 그대로 옮기면 결과도 같을까. 용기 형태, 교반기와 액체 흐름, 약물 투입 위치와 균질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규모 확대 자체가 검증 과제가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발표한 연구의 전체 원자료와 모든 검증 절차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회사 설명을 특정 제품의 규제 승인이나 모든 ADC 공정에 대한 보편적 품질 보증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외부의 공개 학술연구를 함께 보면 왜 CFD가 이 문제에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항체와 약물을 결합하는 공정에서 무엇을 섞는가

ADC는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payload)을 링커로 결합해 표적 부위로 전달하도록 설계한 의약품이다. 접합(conjugation) 공정에서는 항체, 링커·약물, 반응 조건을 제어해 의도한 특성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식 서비스 설명은 약물·항체 비율(DAR)의 프로파일 관리, 접합 조건 최적화와 분석법 개발을 강조한다. DAR의 평균만 같다고 서로 다른 약물 결합 분포나 잔류 물질까지 모두 같다고 가정할 수는 없다.

반응기에 약물을 투입하면 투입 지점과 다른 구역 사이에 일시적 농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CFD는 유체 흐름·물질 이동을 계산해 이러한 혼합 환경을 예측한다. 즉 화학반응의 결과뿐 아니라 반응이 진행되는 공간과 시간도 이해하려는 것이다.

9.4초·32.2초·17.6초 — 외부 연구의 세 혼합시간

2023년 카를스루에 공과대학교(KIT)와 AstraZeneca 연구진은 ADC 접합반응의 스케일업에 관한 논문을 Frontiers in Bioengineering and Biotechnology에 발표했다. 연구에는 작은 규모 실험과 최대 50 L의 서로 다른 반응기 세 종류에 대한 CFD·반응속도 시뮬레이션이 포함됐다.

연구에서 예측된 전체 혼합시간은 유리 교반기 GST-1에서 9.4초, 다른 유리 교반기 GST-2에서 32.2초, 일회용 반응기 SUM에서 17.6초였다. 특히 GST-2와 SUM은 액체 부피가 비슷했는데도 혼합시간이 달랐다. 회전속도와 교반기 형상, 축·반경 방향 이동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비의 혼합시간이 아니라 별도 기업·연구기관의 특정 장비를 대상으로 계산한 값이다. 모델링이 보여주는 것은 반응기 부피 하나보다 내부 유동 설계가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이지, 삼성 시설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는 뜻이 아니다.

혼합시간 차이가 최종 품질 차이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위 연구는 특정 부위에 약물을 결합하는 DAR 2 반응의 모델을 CFD와 결합했다. 분석 조건에서는 약물 투입 초기에 국소적 반응속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었지만, 혼합시간 약 10~30초에 비해 반응시간이 약 300~900초여서 최종 DAR의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혼합 성능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반응기가 품질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반응의 속도와 혼합에 걸리는 시간의 상대적 관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 연구진도 해당 접합 화학에서 최종 DAR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이 결과를 모든 ADC 화학반응과 상업시설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반응 속도와 약물 특성, 투입 방식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정답은 '큰 공장은 위험하다'가 아니라, 어떤 모델과 측정으로 공정의 동등성을 검증할 수 있는가에 있다.

CFD가 충분하다고 해도 GMP 품질검사는 별개다

CFD는 유체의 흐름과 혼합 조건을 예측한다. 실제로 제조한 ADC에서 약물이 얼마만큼 결합했는지, 남아 있는 유리 약물이 얼마나 되는지, 생물학적 활성이 적절한지는 분석시험과 공정검증으로 확인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Bioconjugation 소개에는 DAR, 잔류용매, 유리 약물, 항원결합시험, 세포독성 시험 등이 서로 다른 분석 서비스로 제시된다. 2025년 Bristol Myers Squibb 연구진의 AIChE 발표 초록도 반응기·정제시스템의 스케일업에서 CFD와 실험모델을 결합해 중요 품질 특성에 대한 영향을 검토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그러므로 CFD 결과와 생산 제품의 분석 결과, GMP 제조의 적격성·검증 상태를 한 가지 성과로 합쳐 말하면 안 된다. 삼성의 10월 7일 발표 역시 회사의 연구 성과이며 공개 요약만으로 특정 고객 제품의 모든 규제 평가가 완료됐다고 결론 낼 수 없다.

삼성의 최대 500 L 시설은 왜 다른 안전 문제도 안고 있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식 연혁은 2025년 2월 ADC 전용시설을 CGMP Ready 단계로 기록한다. 회사의 현재 Bioconjugation 서비스 페이지에는 일회용·스테인리스 반응기를 이용한 최대 500 L 규모의 접합공정 지원이 명시돼 있다. 이 수치를 앞선 2023년 연구의 최대 50 L 모델 검증 범위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변수는 고효능 원료의약품(HPAPI) 취급이다. 회사는 고도 격리 시스템을 통해 직업노출한계(OEL) 1 ng/m³ 미만의 엄격한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시설·취급 기준에 관한 설명으로, 모든 작업환경에서 실제 노출농도를 실측한 독립 보고서라는 뜻은 아니다.

접합 반응의 품질을 유지하는 문제와 작업자를 물질 노출로부터 보호하는 문제는 서로 다르다. 회사의 공정·시설 전략을 평가할 때도 DAR·잔류물질 등 제품 품질의 책임과 안전 격리·작업절차의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

화학공학·ADC 공정·QC·MSAT는 어디에서 만나는가

화학공학의 CFD·반응기 모델링 경험은 혼합과 물질 이동의 분석에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유체해석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ADC의 접합 화학이나 중요 품질 특성, GMP 변경관리까지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반대로 바이오 공정 경험이 길어도 CFD 모델의 가정과 검증을 직접 수행했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ADC 공정개발자는 반응 조건을 최적화하고, 분석개발·QC 담당자는 DAR와 유리약물 등 시험 결과를 검증한다. MSAT·제조기술은 개발공정과 제조현장을 연결하며, 시설·안전 전문가는 고효능 물질의 격리와 노출 통제를 맡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MSAT 직무 소개도 제조기술 이전(MT), 공정특성화·최적화(PD), 분석 업무를 구분한다.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찾을 때는 '바이오 경력 10년'이라는 조건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어떤 반응기와 공정 데이터를 다뤘는지, 모델을 검증했는지, 품질시험 또는 기술이전의 어느 단계까지 책임졌는지 질문을 나눌 필요가 있다. 이 구분은 공개 직무 자료를 이용한 반석의 분석으로, 이번 CFD 연구 전담 채용이나 특정 공고의 필수 조건을 뜻하지 않는다.

BANSEOG VIEW | 생산 규모보다 공정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전용시설 준비와 최대 500 L 공정 지원 역량을 공개했고, 2026년 10월 CFD 기반 스케일업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시설을 갖추는 것, 혼합을 예측하는 것, 실제 제품의 품질을 검증하는 것은 각각 다른 종류의 증거다.

2023년 외부 연구의 세 반응기 혼합시간이 달랐음에도 특정 ADC 모델의 최종 DAR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오히려 중요한 경고다. 혼합시간이 길다는 숫자 하나로 품질의 우열을 정하지 말고 반응속도·공정조건·분석 데이터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바이오 제조사의 인재전략도 이 순서에 맞출 수 있다. CFD와 반응공학, 접합공정 개발, 품질분석, GMP 기술이전, 작업자 안전 사이에 어떤 검증 책임이 남는지 분해해야 한다. 더 큰 공장을 확보했는지보다, 규모가 달라져도 같은 품질을 낼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확인할 사람이 있는지가 핵심이다.

Banseog View — 모델·품질시험·제조 검증은 별개의 책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 500 L 시설과 CFD 발표는 사실이나, 외부 2023년 연구의 9.4·32.2·17.6초는 삼성 공정 실측값이 아니다.

혼합시간이 달라도 특정 반응에서 최종 DAR는 비슷할 수 있다. 공정 동등성은 반응속도·분포·실제 분석시험·GMP 조건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

CFD·화학공학·ADC 공정개발·QC·MSAT·시설안전의 경험 이전 가능성과 별도 검증 책임을 구분해야 채용요건을 정확하게 설계할 수 있다.

근거가 된 원자료

2026-10-12 공개 자료 기준. 삼성의 10월 7일 CFD 스케일업 성과는 회사 공식 설명이며 원시 실험값, 고객 제품별 GMP 적격성·규제 승인 및 구체 인력 배치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2023년 KIT·AstraZeneca 연구의 CFD 혼합시간 9.4초(GST-1), 32.2초(GST-2), 17.6초(SUM)는 최대 50 L의 별도 장비·특정 DAR 2 모델에서 얻은 예측으로 삼성 최대 500 L 시설 데이터가 아니다. 해당 논문에는 2023년 6월 정정문이 있으나 연구의 과학적 결론에 영향이 없다고 설명한다. 2025년 AIChE BMS 자료는 공개 초록 범위에서만 사용했다. 직업노출한계 OEL 1 ng/m³ 미만은 회사가 제시한 시설·취급 기준이지 전 작업자의 실제 노출농도 실측자료가 아니다. 각 직무의 역량 이전 논의는 반석의 분석이며 특정 신규 채용공고나 인원계획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