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조원보다 더 이상한 숫자는 111.9조원이다
삼성전자는 10월 8일 2026년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4조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782.5% 증가했다.
그런데 메리츠증권은 같은 날 리포트에서 메모리 사업의 영업이익을 111.9조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보다 크다. 반면 스마트폰·네트워크 사업(MX/NW)은 약 1.8조원, 영상디스플레이·가전은 약 0.4조원의 손실을 추산했다.
이 숫자는 삼성전자가 발표한 사업부별 확정 실적이 아니다. 그러나 예측이 보여주는 방향은 명확하다. 같은 회사 안에서 메모리 사업과 완제품 사업이 전혀 다른 경제적 조건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판매량보다 가격이 이익을 움직였다
서울경제가 인용한 메리츠증권 추정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 DRAM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3.4% 증가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0.1% 올랐다. NAND도 출하량 증가율 4.2%에 비해 평균판매가격 상승률이 19%로 더 컸다.
물량 확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가격 효과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가 메모리를 우선 확보하려는 가운데, 공급량을 배분할 수 있는 제조사에 가격 협상력이 쏠리는 모습이다.
이번 영업이익 급증을 단순히 '반도체를 더 많이 팔았다'는 이야기로 축소하면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누가 공급을 확보하고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지가 수익의 큰 변수가 됐다.
HBM이 비싸지면 스마트폰용 메모리도 같은 가격으로 오를까
HBM과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LPDDR은 용도와 규격이 다르다. 따라서 HBM 가격 상승이 곧바로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 상승과 일대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메모리 기업의 투자와 생산능력 배분은 서로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다. TrendForce는 7월 보고서에서 공급사들이 AI 관련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서 모바일용 LPDRAM 공급이 빠듯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핵심은 특정 칩의 가격이 아니라 제조사가 한정된 생산능력을 어디에 우선 배분하느냐는 결정이다. AI 인프라의 수요가 커질수록 완제품 제조사가 부품을 확보하는 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파는 회사이면서 사는 회사다
메모리 사업에는 높은 판매가격이 수익이다. 그러나 갤럭시를 비롯한 완제품 사업에는 높아진 메모리 단가가 부품 원가다. 같은 그룹 안에서도 공급자와 구매자가 서 있는 경제적 위치가 다르다.
TrendForce는 3분기 전망에서 스마트폰 제조사가 높아진 모바일 DRAM 비용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가격 상승이 휴대전화 판매량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완제품 사업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약해질 수 있고, 가격을 유지하면 수익성이 압박받는다. 출하량, 제품 구성, 판촉비, 환율 등의 변수도 작용하므로 사업부 손익을 메모리 가격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더 많은 메모리보다 '같은 메모리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해진다
부품 가격이 오르면 조달 계약만 다시 협상하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제품별 메모리 탑재량, 애플리케이션의 자원 사용, 운영체제의 메모리 관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성능 배분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이것은 스마트폰 기업들이 실제로 신규 인력을 대거 뽑기 시작했다는 뜻이 아니다. 반석의 분석 가설은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경우 시스템 최적화와 제품 아키텍처를 함께 이해하는 역량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제품팀이 '몇 GB를 넣을 것인가'만 비교하던 방식에서 '동일한 GB로 고객이 체감하는 경험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가'까지 측정하게 되면, 설계·성능검증·구매 조직이 함께 판단할 영역이 넓어진다.
기업의 인재전략에도 같은 질문이 적용된다
반도체 공급자에게는 생산능력 배분, 장기 고객 계약, 제품별 수익성을 읽는 역량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반면 완제품 제조사에는 메모리 비용을 감안한 제품설계, 성능·전력 최적화, 부품 조달과 제품 기획의 연결이 중요해진다.
두 사업이 같은 기업에 속한다는 이유로 채용·육성 우선순위까지 같을 필요는 없다. 산업의 호황 여부보다 각 사업이 가격 결정권을 가진 쪽인지, 높은 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쪽인지 먼저 나눠볼 필요가 있다.
기업 의사결정자라면 메모리 원가 상승이 어느 제품군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실제 사용 경험을 유지하면서 감축할 수 있는 메모리 비용이 있는지, 공급계약과 설계 변경 중 무엇이 더 빠르고 효과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107.4조원은 공식 수치, 부문별 손익은 추정이다
10월 8일 잠정실적에는 삼성전자의 사업부별 확정 손익이 들어 있지 않다. 메모리 111.9조원, MX/NW 손실 1.8조원, 영상디스플레이·가전 손실 0.4조원은 메리츠증권의 10월 8일 추정치다.
또한 사업부별 실적이 좋고 나쁜 원인은 메모리 가격만이 아니다. 완제품의 판매량과 가격 정책, 환율, 신제품 출시, 경쟁 및 판촉비, 기타 반도체 사업의 수익도 함께 봐야 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삼성 스마트폰 사업 적자 확정'으로 단정하기보다 서로 다른 사업의 가격·원가 구조가 어떻게 갈라지고 있는지 묻는 자료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BANSEOG VIEW | 같은 호황 속에서도 역량의 가격은 다르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의 역설은 반도체가 잘된다는 사실 자체보다, 한 기업이 동시에 가격 결정권의 수혜자이자 그 비용을 감당하는 구매자가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메모리 공급자에게 중요한 역량과 완제품 기업에 중요한 역량은 같은 기술 변화를 보고도 달라진다. 공급자 쪽에서는 물량을 어디에 배분할 것인지, 구매자 쪽에서는 제한된 자원으로 어떤 성능을 구현할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기업이 앞으로 확보해야 할 인재를 판단할 때도 'AI 시장이 성장한다'는 산업명보다 '우리 사업이 지금 공급자와 구매자 중 어느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BANSEOG VIEW
Banseog View — 가격 결정권과 역량의 재배치
삼성전자 공식 잠정실적은 전사 기준이며 사업부별 111.9조원·손실 추정치는 증권사 분석이다.
AI 메모리 호황이 부품 공급자에게는 가격 결정권을, 완제품 사업에는 원가·설계의 제약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기업은 산업의 인기보다 자사 사업의 위치에 따라 공급배분 역량과 시스템 최적화 역량 중 무엇이 더 시급한지 판단해야 한다.
SOURCES
근거가 된 원자료
- 삼성전자 IR — 2026년 3분기 잠정실적
2026-10-08. 연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4조원. 사업부별 확정 손익은 미공개.
- 뉴스핌 — 메리츠증권 3분기 잠정실적 리포트 브리핑
2026-10-08. 메모리 영업이익 111.9조원, MX/NW 손실 1.8조원, 영상디스플레이·가전 손실 0.4조원 등의 증권사 추정.
- 서울경제 — 삼성전자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 분석
2026-10-08. 메리츠증권 추정 DRAM·NAND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의 전 분기 대비 변화.
- TrendForce — 2026년 3분기 DRAM·NAND 가격 전망
2026-07-03. AI 관련 제품 우선 배분에 따른 모바일 DRAM 공급 압력과 스마트폰 가격·수요의 부담.
삼성전자 공식 공시는 전사 잠정실적만 확인한다. 사업부별 이익, ASP와 출하량은 증권사 추정으로 확정치가 아니다. 메모리 공급자와 완제품 사업 간 역량·인재전략에 관한 해석 및 제품팀 점검 질문은 Banseog의 독립 분석이며 확인된 채용 확대 사실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