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안 286단·SK 다롄 240단…두 회사가 확인한 것은 어디까지인가

2026년 10월 21일 Reuters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낸드플래시 공장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시안에서 약 200단 생산시설을 286단 V9 낸드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SK하이닉스는 다롄 공장의 192단 공정을 240단 이상 제품으로 높이려 한다는 내용이다.

두 기업은 Reuters에 기존 공장의 고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적층 단수, 생산 목표, 프로젝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안의 내부 프로젝트명 'Monami'와 다롄의 240단 이상 전환은 익명의 관계자 취재를 통해 보도된 세부 내용이다.

Reuters는 필요한 미국산 장비에 대해 미 당국이 어느 범위까지 실제 수출 허가를 내줬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환 계획이 공개됐다는 사실과 모든 장비 허가 및 상업생산 전환이 확정됐다는 판단을 구분해야 한다.

YMTC 38.5%…글로벌 1위가 아니라 중국 시장의 역전

중국 반도체 기업 YMTC의 부상은 두 회사가 기존 중국 공장을 유지·고도화하려는 배경 중 하나다. Reuters가 인용한 Omdia 자료에서 YMTC의 중국 낸드 시장 점유율은 2025년 연간 28%에서 2026년 2분기 38.5%로 높아졌고, 삼성은 같은 비교에서 36%에서 33.5%, SK하이닉스는 20%에서 17%로 낮아졌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범위다. 이는 중국 낸드 시장 수치이지 세계 낸드 시장 전체의 순위가 뒤바뀌었다는 뜻은 아니다. 또한 2025년 연간 수치와 2026년 한 분기의 수치는 기간이 다르므로 동일 기간 성장률로 비교해서도 안 된다.

YMTC는 160·232단 제품을 주력으로 만들면서 소량의 294단 제품도 생산하고 300단 이상 제품을 추진하는 것으로 Reuters가 보도했다. 다만 이러한 생산 구성 역시 관계자 전언이 포함돼 있으며 모든 제품의 경쟁력이 적층 단수 하나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회사인데 한국과 중국 공장의 기술 세대가 다르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4년 4월 9세대 V낸드 양산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이전 세대 대비 비트 밀도를 약 1.5배 높였고, 채널 홀 식각 기술과 신뢰성 개선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024년 11월 321단 4D 낸드 양산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번 Reuters 보도에서 중국 시안은 약 200단, 다롄은 192단에서 시작하는 공장으로 묘사된다. 회사 차원의 기술 수준과 중국 특정 공장의 실제 생산공정이 같지 않다는 뜻이다.

높은 적층 기술을 개발했어도 현지 공장에 적용하려면 적합한 식각·증착·검사 장비, 공정 조건, 수율 확보와 고객 품질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반입이 허가 대상이라면 단순히 개발 완료된 공정을 복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BIS 규제는 기존 공장을 계속 돌리는 것과 고도화하는 것을 구분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025년 9월 중국 내 삼성전자·SK하이닉스·구 Intel 다롄 관련 시설의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자격을 철회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효력은 2025년 12월 31일부터 발생했다. 기존 포괄 승인 아래 반입할 수 있었던 대상 장비가 개별 허가 방식으로 전환되는 문제다.

BIS는 당시 기존 공장을 운영하기 위한 허가 신청은 검토하되 생산능력 확대나 기술 고도화를 위한 허가는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업은 설비의 유지·가동과 공정 세대 전환에 서로 다른 규제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Reuters가 전달한 삼성의 입장은 고도화가 미국 수출규정에 부합하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정부와 협의하며 다롄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장 고도화가 진행된다고 해서 모든 장비 반입이 승인됐거나 반대로 기업이 규제를 위반했다고 결론 내릴 근거는 현재 공개된 기사에 없다.

월 5,000장→4만 장인데도 삼성은 왜 증설이 아니라고 하나

시안 프로젝트에 관해 Reuters의 한 관계자는 286단 제품의 월간 웨이퍼 생산 목표가 2026년 12월 5,000장에서 2027년 12월 4만 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신규 공장을 건설하거나 공장 전체의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두 설명이 반드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기술 제품을 만드는 웨이퍼 수가 늘어나는 것과 공장 전체가 처리할 수 있는 웨이퍼 수가 증가하는 것은 다른 지표다. 기존 제품을 줄이고 286단 제품의 생산 비중을 높일 수도 있다.

예컨대 한 공장에서 기존 제품을 월 10만 장 생산하다가 새 제품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린다고 가정하면 새 제품 생산량은 증가해도 전체 처리능력은 그대로일 수 있다. 이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상 계산이며 시안의 실제 총 웨이퍼 처리량이 아니다. 또한 같은 웨이퍼 수라도 제품의 비트 밀도와 수율에 따라 출하 가능한 메모리 비트 수가 달라질 수 있다.

중국 생산시설을 포기하기도, 기술 투자만 늘리기도 어렵다

Reuters 관계자 취재에 따르면 삼성 시안 공장은 글로벌 낸드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 정도 규모의 생산거점은 공장 건물뿐 아니라 장비, 운영인력, 공정 안정화, 고객 공급망까지 연결된 생산자산이므로 다른 지역으로 즉시 이전하기 어렵다.

SK하이닉스의 다롄 시설은 2021년 Intel 낸드 사업 인수로 확보한 공장이며 Solidigm 사업의 핵심 생산시설이다. 10월 15일 Reuters는 다롄의 아직 충분히 장비를 설치하지 않은 구역과 미국 내 새로운 낸드 생산시설 구상을 둘러싼 협의를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및 장비 허가 협상은 완료됐다고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중국 시장에서는 YMTC와 경쟁해야 하지만 장비 도입은 규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존 공장을 그대로 두면 제품 경쟁력의 격차가 커질 위험이 있고, 전환을 추진하면 설비·허가·수율의 비용과 불확실성이 생긴다. 두 회사의 공장 전략을 단순히 증설 또는 철수의 이분법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최첨단 공정을 '어느 공장에서 구현할 수 있나'가 역량이 된다

해외 공장의 고도화에는 본사의 기술 이전뿐 아니라 현지 장비의 제약, 공정 조건, 결함 분석, 품질검증과 수율 확보를 연결하는 일이 필요하다. 사용 가능한 장비와 수출 허가 범위가 달라지면 같은 기업 안에서도 적용 가능한 기술의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이번 고도화 보도를 삼성·SK하이닉스의 특정 직무 채용 확대 소식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신규 인원 계획이나 조직 신설은 확인되지 않았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공정개발과 현장 적용을 연결하는 전문 역량의 중요성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반석이 후속으로 추적할 대상은 단순 적층 단수뿐 아니라 장비 반입 허가, 286단·240단 제품의 실제 생산 전환, 공정 수율 및 관련 직무 채용의 공개 신호다. 이 요소들이 공개돼야 인재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

고도화 결과를 판단할 세 가지 질문

삼성 시안의 286단 제품 목표는 어느 시점에 실제로 달성되는가. SK하이닉스 다롄의 공정 전환과 300단 이상 연구 가능성은 미국 당국의 실제 허가 범위 안에서 어디까지 진행되는가. 중국에서 YMTC가 확대하는 시장 점유율에 대응해 두 회사가 실제로 어떤 제품·고객 성과를 얻는가.

특정 제품의 웨이퍼 생산량은 실제 출하량과 같지 않고, 적층 단수는 수율·가격·SSD 고객의 성능 요구까지 설명하지 못한다. 향후 기사에서 계획과 운영 실적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BANSEOG VIEW | 기술·공장·규제에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시간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4년에 9세대 V낸드를,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시안과 다롄에서는 각각 다른 생산 세대에서 공정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을 개발할 능력과 특정 공장에서 그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은 같지 않다.

반도체 기업에는 기술의 시간, 생산시설 전환과 수율 확보라는 공장의 시간, 장비 반입과 공정 적용을 허가받는 규제의 시간이 함께 작동한다. 이 세 가지가 어긋나면 새 기술을 보유했더라도 기존 생산자산에서 경쟁우위를 누리는 시점은 늦어질 수 있다.

반대로 허용된 범위 안에서 기존 공장의 제품구성을 바꾸고 생산성을 지킬 수 있다면 이미 투자한 자산을 오래 활용할 여지도 있다. 이번 중국 공장 전략의 핵심은 더 높은 단수 자체보다 어느 공장에서 어떤 기술을 언제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지에 있다.

근거가 된 원자료

2026-10-22 작성. Reuters 2026-10-21 보도와 BIS 2025-09-02 공식 규정, 삼성 2024-04-23·SK하이닉스 2024-11-21 공식 발표를 구분했다. 삼성·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 고도화 진행과 미국 당국 협의를 확인했으나, 중국 시안 286단·다롄 240단 이상, 시안 월 5천→4만장 목표, 현재 층수, 시안 글로벌 낸드 비중은 익명 관계자 취재를 바탕으로 한 Reuters 보도 내용이다. YMTC 38.5%, 삼성 33.5%, SK 17%는 Reuters가 인용한 Omdia의 2026년 2분기 중국 낸드 시장 수치로, 글로벌 점유율이 아니다. 2025년 연간 점유율과 비교하되 같은 기간 증가율로 처리하지 않는다. 미국 장비 반입 허가 범위는 Reuters도 확인하지 못했다. 특정 제품 월간 생산량의 증가를 전체 공장 생산능력 증설로 해석하지 않으며, 제조 관련 인력 증가를 사실로 주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