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가 되는 날, 사람의 능력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년을 기준으로 계약 형태가 바뀌면 임금이 내려가는 구조는 한국과 일본에서 오래 논의돼 왔습니다. 일본의 고연령고용계속급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60~64세 근로자의 임금이 60세 시점의 75% 미만으로 내려간 경우를 지원 대상으로 삼습니다. 2025년 4월 이후 새로 수급자격을 얻는 사람은 일정 구간에서 월 임금의 최대 10%를 지원받습니다.
이 제도가 “일본의 정년 후 임금은 보통 25% 이상 깎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75%는 급부의 자격 기준이지 시장 평균이 아닙니다. 다만 60세를 경계로 고용은 이어지지만 임금이 달라지는 상황이 제도적으로 다뤄질 만큼 오래된 인사 문제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질문은 그래서 단순해집니다. 실제 일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 가격이 달라지는 근거는 무엇인가.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가 아니라 “계속고용을 설계해야 하는 시장”에 들어왔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0.3%입니다. 이 비중은 2036년 30%, 2050년 40%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고령화가 복지정책의 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의 인력구성과 숙련 유지 문제로 들어오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6년 공개한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연구」는 60세 이상을 상시근로자로 고용하는 1,500개 기업을 조사하고 20개 기업을 별도로 인터뷰했습니다. 연구가 내린 결론 중 하나는 계속고용 방식만 정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상자 기준, 임금체계 개편, 취업규칙 변경, 조직문화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표본은 60세 이상을 이미 고용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한국 전체 기업의 평균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실제 계속고용 현장에서 무엇이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자료로는 의미가 큽니다.
일본의 2026년 정책도 “고용 연장”에서 “처우 개선”으로 한 발 더 들어갔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6년 4월부터 적용하는 새 고령자 직업안정 기본방침에서 2029년까지 60~64세 취업률 79.0% 이상, 65~69세 57.0% 이상, 70세까지 취업확보조치를 실시한 기업 비율 40.0%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2024년 실적은 각각 74.3%, 53.6%였고, 70세까지의 취업확보조치 실시율은 2025년 6월 기준 34.8%였습니다.
그보다 눈에 띄는 문장은 “처우 개선”입니다. 새 방침은 직무와 능력에 기반한 처우를 촉진하고, 임금·인사제도를 손보는 기업의 사례 수집과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명시합니다. 일본에서 고령자 고용의 정책 질문이 “계속 일할 자리가 있는가”에서 “어떤 역할과 가격으로 계속 일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임금 격차는 줄고 있지만, 아직 “정년 전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표준은 아니다
JILPT가 2026년 새 기본방침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정년 후 임금수준이 정년 전의 80% 이상인 기업은 39.6%였습니다. 2019년보다 15.1%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 고령자 고용이 늘면서 정년 후 임금 격차를 줄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근로자 개인의 평균 임금하락률이 아닙니다. “정년 후 임금이 80% 이상인 기업의 비율”입니다. 업종, 직무, 근로시간, 책임 변화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한 숫자로 모든 시니어의 임금 변화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기업별 설계가 얼마나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지입니다.
실제 일본 기업들은 “나이” 대신 “일”을 다시 가격표에 올리기 시작했다
JEED의 2025 고령자 고용 사례에 실린 오가와상점은 정년 후 임금 하락이 고령 직원의 동기를 떨어뜨리고, 같은 일을 계속하는데도 임금 결정 방식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회사는 정년 연장과 함께 기본급에 직무급을 도입하고 평가를 승급에 연결했습니다. 같은 일을 하면 원칙적으로 나이와 관계없이 같은 기본급을 받는다는 구조를 분명히 했습니다.
야마토요는 또 다른 방식입니다.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면서 기본급·승급·상여·평가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65세 이후 계속고용에서도 일의 양과 책임이 달라지지 않는 경우에는 정년 시점의 기본급과 연령급을 바탕으로 보상을 정합니다. 두 회사의 정답이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통점은 “나이가 들었으니 얼마를 낮춘다”가 아니라 실제 직무와 책임을 기준으로 제도를 다시 설명하려 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고 60세 이후 임금이 항상 같아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근로시간이 줄고, 관리책임에서 내려오고, 야간·중량 작업을 덜 맡거나, 안전을 위해 직무가 바뀐다면 보상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회사가 베테랑에게 고객관계, 품질 판단, 후배 육성, 현장 문제 해결 같은 책임을 계속 요구한다면 단순한 연령 할인은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시니어 임금표” 하나가 아니라 역할 재설계입니다. 근로시간, 책임 범위, 의사결정 권한, 성과기준, 신체적 부담, 숙련 전수 역할을 먼저 정의하고 그다음 가격을 붙여야 합니다. 임금을 먼저 깎고 일을 나중에 맞추는 순서보다 일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먼저 설명하는 순서가 훨씬 납득하기 쉽습니다.
기업은 정년 전에 역할을 다시 설계하고, 개인은 “연차”보다 남길 수 있는 기능을 증명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60세 이후 인력을 별도 인건비 절감층으로 보는 방식이 점점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인력 부족이 커질수록 숙련자를 남기는 비용과 잃는 비용을 함께 계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술·영업·품질·생산처럼 암묵지가 큰 직무에서는 업무 인수인계, 고객 신뢰, 사고 예방, 후배 육성까지 역할 가치에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에게도 메시지는 같습니다. 오래 일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내가 계속 맡을 수 있는 기능”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매출을 지키는 고객관계, 불량을 줄이는 판단, 프로젝트 리스크를 읽는 경험, 후배를 독립시키는 교육 능력처럼 회사가 가격을 붙일 수 있는 역할로 경력을 번역해야 합니다. 시니어 커리어의 경쟁력은 과거 직급을 보존하는 데서보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데서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BANSEOG VIEW
정년은 고용계약의 경계일 수 있어도, 직무가치의 경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고령자 고용에서 가장 쉬운 설계는 나이를 기준으로 계약과 임금을 일괄 변경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력 부족이 커지고 같은 사람이 같은 현장에서 더 오래 일하게 될수록 그 방식의 모순도 커집니다. 실제 역할이 그대로라면 나이만으로 가격을 바꾸는 설명력이 약해지고, 실제 역할이 달라진다면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먼저 정의해야 합니다.
Search 시장에서도 시니어 인재를 “몇 살까지 쓸 수 있는가”로만 보면 가치가 사라집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 사람이 고객·기술·품질·조직에서 어떤 위험을 줄이고 어떤 판단을 대신할 수 있는가입니다. 시니어 인재의 가격은 연령이 아니라 남아 있는 직함이 아닌, 앞으로 맡길 수 있는 역할에서 다시 매겨질 가능성이 큽니다.
SOURCES
근거가 된 원자료
- 국가데이터처 — 2025 고령자 통계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 20.3%, 2036년 30%, 2050년 40% 초과 전망을 확인했습니다.
- 한국고용정보원 —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연구
60세 이상을 상시 고용하는 1,500개 기업 설문과 20개 기업 FGI, 임금체계·계속고용 방식 관련 정책 제언을 참고했습니다.
- 고용노동부 — 2026년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가이드북
한국의 계속고용제도 지원이 2026년에도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 厚生労働省 — 新たな「高年齢者等職業安定対策基本方針」
2026~2029년 고령자 취업률과 70세까지 취업확보조치 목표, 처우개선 지원 방향을 확인했습니다.
- 厚生労働省 — Q&A 高年齢雇用継続給付
60세 시점 임금의 75% 미만으로 낮아진 일정 요건의 60~64세 근로자에 대한 급부 기준과 2025년 4월 이후 지급률을 확인했습니다.
- JILPT — 高年齢者等職業安定対策基本方針の国内トピックス
2024년 정년 후 임금이 정년 전의 80% 이상인 기업 비중 39.6%와 2019년 대비 변화폭을 확인했습니다.
- JEED — 有限会社 小川商店
정년 후 임금 하락으로 인한 동기 저하, 직무급 도입, 평가·승급 연계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 JEED — 株式会社山豊
정년 60→65세 연장과 기본급·평가·승급 구조 유지, 이후 계속고용의 직무·보상 설계를 확인했습니다.
한국의 20.3%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이지 고용률이 아닙니다. 한국고용정보원 설문은 60세 이상을 이미 상시 고용하는 1,500개 기업 대상이라 전체 기업으로 일반화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39.6%는 근로자 개인의 평균 임금이 아니라 “정년 후 임금이 정년 전의 80% 이상인 기업 비중”입니다. 일본 고연령고용계속급부의 75% 기준도 급부 자격선이지 정년 후 평균 임금하락률을 뜻하지 않습니다. JEED 사례는 개별 기업의 제도개선 사례이며 시장 전체의 효과를 증명하는 통계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