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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후지필름은 필름에서 무엇을 꺼내 다음 사업으로 옮겼나

잉크 한 방울의 문제에서 헤드 설계와 고객의 추가 구매까지. 기존 기술과 인수한 기술이 서로를 바꾸며 사업이 된 경로를 살펴봅니다.

이 글의 내용
  1. 인수 목록에 이미 다음 질문이 들어 있었다
  2. 좋은 소재끼리 모아도 좋은 인쇄가 되지는 않는다
  3. 인수한 회사도 후지필름을 만나 달라졌는가
  4. 고객은 기술의 계보보다 반복되는 결과를 산다
  5. 코닥이라는 반례가 남기는 조건
  6. 같은 방향에서도 소유의 범위는 달라질 수 있었다
  7. 다음 시장은 기술의 이름보다 사용 조건에서 찾는다

잉크는 인쇄기 안에서 안정적으로 흘러야 한다. 하지만 종이에 도착하면 옆으로 번지기 전에 멈춰야 한다. 보관할 때의 안정성과 인쇄할 때의 빠른 변화가 동시에 필요하다.

후지필름의 디지털 인쇄기 Jet Press 720 개발진이 풀어야 했던 문제다. 잉크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종이 위에서 잉크가 반응하는 순서와 헤드에서 분사되는 조건을 함께 바꿔야 했다. [1]

사진 필름 회사의 변신을 이해하는 데 이 작은 모순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필름에서 화장품과 의료로 다각화했다’는 설명보다, 기존의 능력이 새로운 고객의 문제를 만났을 때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고쳐야 했는지 보여 주기 때문이다.

후지필름이 옮긴 것은 완성된 필름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사용 조건에 맞춰 소재와 장비를 함께 고치는 능력이었다. 이 글은 잉크젯 사업의 개발과 고객 채택을 따라가며 그 해석을 검토한다.

인수 목록에 이미 다음 질문이 들어 있었다

후지필름은 2005년 세리콜, 2006년 아베시아의 잉크젯 사업과 디매틱스를 확보했다. 잉크와 색재에 이어, 액체를 정밀하게 분사하는 헤드 기술이 연결된 것이다. 2006년 4월에는 선진연구소도 설립했다. [2]

2006년 연차보고서는 감광재료 연구에서 축적한 유기합성 기술을 중심으로 고분자·다층 코팅 등을 기존 기술 기반으로 제시한다. [3]

인수의 방향 자체가 숨겨져 있던 것은 아니다. 후지필름의 2006년 연차보고서는 자사의 잉크 기술과 디매틱스의 헤드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소재에 이미지를 출력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보고서의 연구 조직도는 전사 연구소 세 곳의 기술 융합을 설명하며, 사업부별 연구소를 별도로 표시한다. 모든 연구소를 하나로 합쳤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4]

당시 독자가 이 자료로 알 수 있었던 것은 결합의 의도였다. 잉크와 헤드를 함께 소유했다고 해서 제품이 좋아지거나 고객이 구매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따라서 더 깊은 질문은 “무엇을 샀는가” 다음에 있다. 새로 확보한 기술이 기존 기술의 사용 범위를 넓혔는가. 반대로 기존 기술은 인수한 회사의 제품을 실제로 바꾸었는가.

한쪽의 부족한 부품을 채우는 데 그쳤는지, 양쪽이 서로를 개선하기 시작했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좋은 소재끼리 모아도 좋은 인쇄가 되지는 않는다

Jet Press 720은 잉크 흡수층이 없는 일반 오프셋 인쇄용지에서도 품질을 확보해야 했다. 개발진은 종이에 미리 처리액을 바르고, 그 위에 도착한 잉크의 안료와 수지 입자를 빠르게 응집시켜 번짐을 줄였다. 잉크의 분산제와 수지 설계, 건조와 정착 조건도 함께 다뤘다.

여기서 개발 논문의 실패 기록이 중요하다. 종이 말림을 줄이려는 잉크 조성은 다른 조건에서 표면 강도, 저장 안정성, 노즐 토출에 문제를 일으켰다. 하나의 성질을 개선하면 다른 성질이 나빠질 수 있었다. 개발진은 배합과 분산 기술, 막힘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함께 조정했다. [1]

이 기록이 보여 주는 기술 이전은 기존 배합을 다른 시장에 그대로 사용하는 일이 아니다. 축적한 소재 지식을 가지고, 새로운 제품에서 서로 충돌하는 조건을 다시 풀어내는 일이다.

반석이 주목하는 보존의 단위도 여기에 있다. 완성된 제품이나 배합을 고정하면 새 용도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어떤 조건에서 물질이 흐르고, 멈추고, 달라붙는지를 조절하는 능력은 다른 제품의 개발에도 출발점이 된다. 다만 이 사례만으로 개별 잉크 기술의 모든 기원이 사진 필름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후지필름에는 이 능력을 헤드 개발과 연결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인수한 회사도 후지필름을 만나 달라졌는가

2014년 후지필름의 기술 논문은 가나가와의 선진연구소가 영국의 두 잉크 계열사와 협력해 고성능 잉크를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Jet Press 720 같은 인쇄기를 개발하면서 얻은 헤드 취급, 잉크 건조·정착 기술의 결과를 디매틱스의 헤드 설계로 되돌려 보냈다는 내용도 있다. SAMBA 헤드는 디매틱스의 기존 잉크젯 기술과 그룹 기술을 결합한 제품으로 소개된다. [5]

소재 역량은 잉크에만 들어간 것도 아니다. 같은 논문은 SAMBA의 잉크를 밀어내는 압전 구동부에 자사 고유의 PZT 박막 형성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기존에는 덩어리 형태의 소재를 연마해 얇게 만들었지만, 박막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고 토출 성능을 안정시켰다는 것이다. 소재 기술이 인수한 장비 기술의 안쪽으로 들어간 구체적인 접점이다. [6]

연구소 설립이나 인수 발표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연결이다. 회사 개발진의 설명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적어도 어떤 기술을 적용했고 어떤 개발 결과를 어느 설계로 돌려보냈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여기서 인수의 의미가 바뀐다. 헤드는 후지필름의 잉크를 밖으로 내보내는 부품이면서, 잉크와 공정 개발을 통해 다시 개선되는 대상이 된다. 소재 개발과 장비 개발 사이에 왕복이 생긴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통합의 중요한 징후는 계열사가 같은 조직도에 들어가는 일이 아니다. 한쪽에서 발견한 문제가 다른 쪽의 설계를 바꾸고, 그 변경이 완성 제품의 성능으로 돌아오는가가 더 강한 단서다.

고객은 기술의 계보보다 반복되는 결과를 산다

그 연결이 실제 고객에게 닿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후지필름이 발행한 2019년 고객 사례에는 미국 Wright Printing이 기존 J Press 720S 두 대에 이어 750S를 추가 도입한 내용이 나온다. J Press는 북미에서 사용하는 제품명이다. 이 고객은 작업을 바꿔도 색을 일정하게 재현하고, 실제 생산 장비로 미리 결과물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7]

처음의 잉크 한 방울 문제는 이 지점에서 고객의 언어로 바뀐다. 같은 색을 다시 주문했을 때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가. 승인한 견본과 실제 납품물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가. 소재와 헤드의 조합은 그런 약속을 지키는 완성품 안에서 구매 이유가 된다.

이는 공급사가 선정한 고객 인터뷰다. 추가 도입 사례와 고객이 설명한 효용은 확인되지만, 독립적으로 검증한 투자 수익률은 아니다. 720 개발 논문의 수치를 후속 기종의 성과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고객 성과를 특정 인수 하나에 귀속해서도 안 된다.

그럼에도 이제 연결은 인수 목록에서 멈추지 않는다.

잉크·헤드를 결합하겠다는 계획 → 공동 개발과 설계의 왕복 → 완성 제품 → 고객의 추가 도입까지 이어진다. 앞의 사건이 뒤의 성과를 전부 설명하지는 않지만, ‘기술이 서로 보완적일 것’이라는 추측보다 훨씬 구체적인 근거다.

코닥이라는 반례가 남기는 조건

이 설명을 곧바로 “후지필름은 변했고 코닥은 변하지 않았다”로 확장하면 틀어진다.

코닥도 인쇄 사업을 확보했다. KPG는 원래 코닥과 선케미컬의 50 대 50 합작사였고, 코닥은 2005년 나머지 지분을 취득했다. 거래 종결 때 현금 3억 1,700만 달러를 지급하고 후속 지급 의무를 부담했다. 코닥 역시 외부 역량을 연결하고 통제 범위를 넓히려 했다. [8]

따라서 비교할 것은 혁신 의지 하나가 아니다. 전환에 필요한 능력과 함께, 개발 기간을 감당할 기존 사업과 자금도 봐야 한다.

후지필름은 이미 2001년 후지제록스 지분을 75%로 늘린 상태였다. 2006년 3월 종료 회계연도에 문서 사업은 연결 매출의 41.3%를 차지했다. 같은 해 연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약 2,726억 엔 순유입이었고,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약 2,721억 엔 순유출이었다. 기존 사업 기반은 컸고, 동시에 자금의 사용처도 많았다. 문서 사업 매출을 잉크젯 개발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2], [9]

코닥에도 의료 사업이 있었다. 2007년 이를 매각해 거래 종결 시 현금 23억 5,000만 달러를 받았고, 그중 약 11억 5,000만 달러로 신용계약에 따른 담보부 기간대출을 상환했다. 의료라는 사업 이름만으로 전환의 방향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보유한 자산이 미래 수익의 기반으로 남는 경우와, 매각되어 재무 부담을 줄이는 경우는 다음 선택에 다른 조건을 만든다. [10]

이 수치들은 두 회사의 흥망을 판정하는 비교 점수가 아니다. 후지제록스가 Jet Press 개발비를 얼마나 직접 댔는지, 특정 인수를 하지 않았다면 코닥의 결과가 달랐을지는 여기서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기술의 조합이 제품으로 완성되기까지, 회사에는 다른 사업과 자금 운용의 시간이 함께 흐르고 있었다.

같은 방향에서도 소유의 범위는 달라질 수 있었다

대안도 당시 존재한 선택에서 출발해야 한다.

KPG는 이미 합작사였다. 그러므로 코닥에 대해 검토할 만한 다른 경로는 막연한 ‘인수 대신 제휴’가 아니라, 기존 공동 소유를 유지하며 현금 지출과 완전 통제의 시점을 달리하는 것이다.

그 경우 추가 지분 취득 대금과 후속 지급 부담을 피하거나 늦출 여지가 있었겠지만, 이익과 의사결정 권한을 계속 나누어야 한다. 상대 주주의 의향, 합작계약, 필요한 추가 투자에 따라 유지 자체가 어려웠을 수도 있다. 이는 실제 거래에 근거한 조건부 대안이며, 훗날 회생절차를 피할 수 있었다는 주장은 아니다.

후지필름에도 같은 질문을 적용할 수 있다. 잉크·헤드·공정을 함께 개선하는 이점이 있더라도, 반드시 모든 관련 회사를 소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 공동 설계를 할 수 있는지,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결과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제휴로 가능한 범위가 달라진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옮겨 배울 것은 인수 목록이 아니다. 기술을 서로 바꾸는 데 필요한 통제는 확보하되, 그 통제를 얻는 비용 때문에 개발 시간을 잃지 않는 선택이다.

다음 시장은 기술의 이름보다 사용 조건에서 찾는다

후속 사례는 이 패턴의 확장과 한계를 함께 보여 준다.

독일 포장 인쇄사 Ebro Color는 2018년 Jet Press 720S를 도입했다. 후지필름의 고객 사례에서 이 회사는 식품 포장 작업에는 수량과 무관하게 오프셋 인쇄를 사용했지만, FS-1 잉크를 적용한 뒤 해당 작업을 디지털 인쇄로 처리할 선택지가 생겼다고 설명한다. 모든 식품 포장에 대한 보편적인 적합성을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지만, 이 고객에게 새 잉크가 어떤 작업 범위를 열었는지는 드러난다. [11]

이미 좋은 인쇄기를 가진 고객에게도 새로운 용도의 문은 닫혀 있을 수 있다. 더 선명하게 찍는 능력만으로는 그 문이 열리지 않는다. 포장물의 용도에 맞는 재료와 검증이 추가돼야 한다.

이 사례를 다음 탐색에 적용한다면 대상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미 소량 인쇄를 수행하는 포장 업체가 특정 내용물이나 포장 구조 때문에 디지털 공정으로 옮기지 못하는 작업을 찾을 수 있다. 그 제약이 잉크 조성인지, 건조·접착 조건인지, 고객의 적합성 평가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이는 반석의 후속 탐색 제안이며, 아직 발굴하지 않은 시장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2006년 자료는 결합의 의도를 보여 줬다. 2012년과 2014년 개발 논문은 실제 기술과 협업을 드러냈고, 이후 고객 사례는 채택의 근거를 더했다. 이 순서를 거꾸로 읽어 당시 성공을 예측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초기에 무엇을 관찰하고, 다음에 어떤 증거를 기다려야 하는지는 배울 수 있다.

후지필름에서 발견할 패턴은 ‘옛 기술도 어딘가에 쓸 수 있다’보다 까다롭다. 기존 역량이 새 고객의 조건을 만났을 때 다른 기술과 함께 바뀌어야 하고, 그 변화가 다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에 남아야 한다.

우리 회사에 남겨야 할 것도 지금의 제품 형태인지, 아니면 다음 제품의 조건을 풀어낼 능력인지. 그 능력이 실제 거래가 되기까지 어떤 기술과 고객 접점, 시간을 더 확보해야 하는지. 후지필름의 잉크 한 방울은 그 질문을 구체적으로 만든다.

공개 자료에 근거한 독립 분석이다. 개발 기록과 고객 사례는 기술 결합과 채택의 근거로 사용했으며, 개별 인수의 수익률이나 두 회사 전체의 성패를 입증하는 자료로 취급하지 않았다.

출처

  1. Jet Press 720 개발 논문, 2012
  2. 후지필름 공식 연혁
  3. 후지필름 2006년 연차보고서, 인쇄면 12쪽
  4. 후지필름 2006년 연차보고서, 인쇄면 9·12쪽
  5. 후지필름 그룹의 잉크젯 헤드와 기술, 2014
  6. 같은 논문, 인쇄면 30쪽
  7. Wright Printing 고객 사례, 2019년 여름호
  8. 코닥 2007년 Form 10-K, 주석 22
  9. 2006년 연차보고서, 인쇄면 3·37·46쪽
  10. 코닥 2007년 Form 10-K, 주석 23
  11. Ebro Color 고객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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