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문은 닫히지 않았는데, 한 번에 쓰는 돈과 인원은 작아졌다

잡코리아는 2026년 7월 14일부터 31일까지 기업 인사담당자 569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동향을 조사했다. 응답 기업의 78.7%는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전년 조사 78.3%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면 모습이 달라진다. 채용 예정 인원이 10명 이하라는 응답은 78.9%였고, 부서·직무 단위 일부 충원이 61.2%였다. 채용예산 300만원 미만은 74.3%, 별도 채용예산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22.8%였다. 상시채용 계획은 4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표본만으로 한국 기업 전체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다만 같은 조사 안에서 ‘채용계획은 유지되지만 규모·예산은 축소되고 채용 시점은 분산된다’는 방향은 일관된다. 지금의 모순은 채용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채용의 단위가 작아졌다는 데 있다.

‘별도 채용예산 0원’과 ‘채용비용 0원’은 같은 말이 아니다

채용비용에는 외부에 현금으로 지출하는 비용만 있는 것이 아니다. LinkedIn이 설명하는 cost per hire에는 광고비·외부 staffing fee 같은 외부비용뿐 아니라 채용에 참여한 recruiter 급여의 일부 같은 내부비용도 포함된다.

따라서 별도 예산이 없더라도 누군가는 직무요건을 정리하고 공고를 올리고 지원서를 읽고 후보자를 찾고 면접을 조율한다. 현금 지출을 줄이면 이 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 HR과 현업의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구분이 없으면 ‘무료 채용’처럼 보이는 방식의 실제 비용을 놓친다. 특히 여러 개의 소규모 채용이 연중 계속되면 한 번의 큰 공채비용 대신 반복되는 내부 노동이 누적될 수 있다.

예산이 작을수록 모든 포지션을 같은 방식으로 뽑는 것이 더 비싸질 수 있다

쉽게 지원자가 모이는 역할이라면 채용공고와 내부 추천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 반대로 시장에 후보자가 적고, 필요한 기술·산업 경험이 좁으며, 적합한 사람이 현재 적극적으로 구직하지 않는 역할은 같은 공고를 오래 유지한다고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LinkedIn의 채용지표 가이드는 비용을 줄이기 전에 내부·외부 비용을 감사하고 어디에 가장 큰 비용이 발생하는지 보라고 설명한다. 또 실제 source of hire를 분석해 대부분 내부에서 충원되는 역할에 외부 후보자 탐색 시간을 과도하게 쓰지 않는 사례도 소개한다.

핵심은 채널의 단가가 아니라 역할별 성공확률이다. 공고, 내부추천, 직접소싱, 외부 Search를 모두 싸게 쓰려 하기보다 각 역할에서 어떤 채널이 실제 후보자를 만들어내는지 구분해야 한다.

외부 Search에 돈을 쓰는 기준은 ‘채용이 어렵다’가 아니라 내부 탐색의 한계다

모든 경력직을 서치펌에 맡길 필요는 없다. 내부 DB와 지원자 풀이 충분하고 요구조건이 넓은 역할이라면 기업이 직접 찾는 편이 빠르고 저렴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산업 경험, 고객 네트워크, 희소 기술, 리더십 범위처럼 후보자 풀이 좁고 잘못 뽑거나 오래 비워둘 때 사업비용이 큰 역할은 다른 계산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외부 Search fee보다 ‘내부팀이 몇 주 동안 찾고도 후보자 지도를 만들 수 있는가’와 ‘빈자리가 계속될 때 어떤 의사결정·매출·프로젝트가 지연되는가’를 같이 봐야 한다.

예산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외부 Search를 금지하는 것도,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역할을 외주화하는 것도 효율적이지 않다. 내부에서 해결 가능한 역할과 시장 탐색 자체가 필요한 역할을 먼저 나누는 것이 비용통제에 가깝다.

작은 채용 시대의 KPI는 지원자 수보다 ‘한 자리당 필요한 탐색량’에 가까워진다

10명 이하의 소규모 충원이 늘고 상시채용이 확산되면 한 번의 대규모 캠페인보다 개별 포지션의 탐색과 판단이 반복된다. 이때 공고 조회수나 지원자 수만으로는 채용 효율을 설명하기 어렵다.

기업은 포지션별로 지원자 유입, 검토 인원, 유효후보 수, 인터뷰 전환, 최종 채용, 소요기간과 내부 투입시간을 연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원자는 많이 오지만 유효후보가 거의 없는 역할과, 적은 탐색으로 충원이 가능한 역할을 분리할 수 있다.

예산을 줄이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지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채용의 목표가 실제 적합한 사람을 제때 확보하는 것이라면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떤 역할에서 어떤 탐색비용을 쓰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비용이 생기는가’다.

채용예산을 줄이는 것과 채용비용을 줄이는 것은 다르다

2026년 하반기 조사에서 보이는 것은 채용의 소멸보다 소규모·상시 충원으로의 이동이다. 별도 예산이 0원이어도 채용업무는 기존 HR과 현업의 시간으로 남는다.

기업은 먼저 역할을 나눠야 한다. 공고와 내부추천으로 충분한 역할, 직접소싱이 필요한 역할, 외부 Search를 통해 시장 자체를 탐색해야 하는 역할은 비용구조가 다르다.

반석이 보는 채용비용의 핵심은 fee의 크기가 아니라 Requirement의 희소성과 탐색 난이도다. 내부에서 싸게 해결할 수 있는 포지션은 내부화하고, 장기 미충원 비용이 큰 희소 포지션에만 Search 자원을 집중하는 편이 작은 채용 시장에 맞다.

근거가 된 원자료

잡코리아의 2026년 하반기 채용 동향 조사는 2026년 7월 14~31일 기업 인사담당자 56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며 한국 전체 기업의 전수조사가 아닙니다. 본문은 응답 기업에서 나타난 방향을 해석하며, ‘채용예산 0원’을 실제 채용원가가 0원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비용구조 관련 해외 자료는 개념과 운영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참고자료입니다.